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발효하면서 기업들은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 예산을 두 배 늘려 집행하고, IT(정보기술)를 접목한 안전 시스템 도입에 나섰다. 일부 건설사는 이날부터 아예 10여 일간 휴가에 들어갔다. ‘1호 사례는 절대 안 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 현장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해 근로자가 숨지면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현대건설은 이날 전국 모든 공사를 중단했다. 28일엔 안전 워크숍을 하고, 설 연휴를 다음 달 4일까지로 연장했다. 동절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다음 달 주말과 공휴일 작업을 전면 금지한 것을 감안하면 11일간 휴가에 들어간 것이다. 대우건설도 27일부터 다음 달 3~4일까지 쉰다.
현대차그룹은 건설·철강 분야 협력 업체 안전관리 비용을 전년 대비 2배가량 늘린 870억원을 집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노진율 사장을 최고안전책임자로 선임했다. 에어부산은 27일 임직원에게 중대재해법을 소개하는 안내문을 나눠주며 안전 예방 캠페인을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LG유플러스와 업무 협약을 맺고 근로자가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았을 경우 안전관리책임자·근로자의 스마트폰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경제 단체들은 보완 입법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불명확한 규정으로 과도한 형벌을 부과하는 중대재해법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입법 보완이 하루속히 이루어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의무 규정이 모호한 탓에 일부 현장에서는 사업을 중단하는 사태마저 벌어지고 있다”면서 “경영자에게 명백한 고의 과실이 없는 한 과잉 수사, 과잉 처벌이 이루어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