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 가격이 두 달 반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보통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리터(L)당 10.1원 오른 1632원을 기록했다. 보통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둘째 주 L당 1807원으로 2014년 9월 넷째 주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가 같은 달 12일부터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행되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후 1월 둘째 주까지 9주 연속 하락했는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전주 대비 13원 오른 1704원을 나타내며 12월 셋째 주 이후 다시 1700원대로 올라섰다. 1680원을 기록한 제주는 서울에 이어 2위를 나타냈고, 대구는 1602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지난해 11월 말~12월 초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던 국제 유가가 이후 상승세로 돌아선 결과다. 국내 기름값은 보통 국제 유가에 2~3주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들어 국제 유가가 예멘 반군의 아랍에미리트(UAE) 석유 시설 공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 고조 등으로 2014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오르면서 국내 기름값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유가는 최근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도 높은 수준이라 국내 기름값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오는 4월 말 끝나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 유가가 100달러 선에 이르면 20%에 이르는 유류세 인하 효과는 대부분 사라지게 된다.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한다는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