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경북 울진군 북면 한울원자력본부 내 신한울 3~4호기 건설부지에 기둥만 세워져있다. 기둥 뒤로 신한울 1~2호기가 보인다./김동환 기자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는) 국민 의견에 맞춰 충분히 재고해 볼 수도 있다.”(이재명 민주당 후보). “공사를 즉시 재개하겠다.”(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공사를 즉시 추진해 탄소 감축을 앞당기겠다.”(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문재인 정부 탈원전의 상징이 된 신한울 3·4호기를 두고 유력 대선 후보들이 밝힌 입장입니다. 여당 후보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을 만큼 공사 재개에 대한 공감대는 퍼져 있습니다. 신한울 3·4호기에는 이미 부지 조성과 기기 제작에 7790억원이 투입됐지만 탈원전 선언과 함께 2017년부터 공사가 멈췄습니다.

그런 신한울 3·4호기 공사가 영구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원전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작년 12월,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사업을 중단한 사업자에게 비용을 보전해주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언제라도 비용 보전 신청을 하면 산업부가 이를 심의·의결해 보상을 하게 됩니다.

한수원은 지난해 1월 신한울 3·4호기 공사 기간 연장을 신청했고, 산업부는 2023년 말까지 기간을 연장해줬습니다. 당시 산업부는 “사업 재개가 아니다. 종결을 위한 제도 마련 때까지 한시적으로 허가를 유지하는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랬던 산업부가 비용 보전 내용을 담은 ‘사업 종결을 위한 제도’를 이번에 마련한 겁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23일 전화 통화에서 “신한울 3·4호기도 비용 보전 대상이 맞는다”며 “한수원이 사업을 종결하고 신청하면 검토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정치권과 여론의 공사 재개 분위기와는 달리 산업부는 신한울 3·4호기 퇴출을 착착 준비해온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 초기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밀어붙였던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정권 막판에 신한울 3·4호기에 대해서도 폐쇄 결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원전 업계에서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는 산업 생태계의 숨통을 끊어지지 않게 할 생명줄로 여겨집니다. 신한울 3·4호기만큼은 다음 정부가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하도록 대못을 박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