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13일 어색한 재회를 했다. 앞서 지난달 15일 최 회장과 조 위원장은 세종시 공정위 청사에서 SK실트론에 대한 총수 사익 추구 혐의에 대한 피심의인과 이를 심의하는 전원회의 위원장으로 만났다. 13일 만남은 대한상의가 2022년 공정거래 정책 방향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한 간담회에 조 위원장이 참석하면서 이뤄졌다.

최태원(오른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조성욱(왼쪽)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정책 강연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 회장은 이날 대한상의 간담회 인사말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에서 불리한 점이 없도록 공정거래 정책의 탄력 운영을 바라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오늘 자리는 기업들에 ‘공정거래정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 마련한 자리이지만 정책 당국에도 ‘기업들 입장’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고도 말했다.

최 회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조 위원장은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와 부당한 영향력 행사에 대해 많은 걱정이 있다”며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 부당 내부 거래를 제지하는 것이 공정위의 기업집단 정책”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기업 입장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파수꾼, 경제검찰”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조 위원장은 “우리는 공정위가 시장경제라는 정원을 잘 가꾸는 정원사라고 생각한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지난달 15일 공정위 전원회의에 출석해 자신의 SK실트론 지분 매입이 SK㈜의 사업 기회를 가로챈 것이 아니라는 점을 조목조목 반박했었다. 하지만 공정위는 최 회장 의견을 부분적으로만 수용해 검찰 고발은 하지 않되 SK(주)와 최 회장에게 각각 과징금 8억원을 부과했다. ‘지배주주의 사업 기회 이용’ 규정을 근거로 과징금을 부과한 첫 사례다. 최 회장의 이날 간담회 발언은 공정위 결정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