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이후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점유율 다툼을 벌이고 있는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가 광고로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배민은 29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2021 배달의민족 패러디 어워드` 수상작을 발표하며 “올 한 해 가장 맛깔난 패러디로 배민을 빛낸 당신에게 이 상을 바칩니다”라고 밝혔다.
배민은 6개의 수상작 중 `수고했상`으로 경쟁사 쿠팡이츠의 지하철 광고를 선정했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서울 주요 지하철역에 “우아한 ○○구민 여러분, 쿠팡이츠로 오세요”라는 문구의 광고를 게재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이름을 딴 문구와 배민을 상징하는 민트색 글자에 민트색 헬멧을 쓴 사람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경쟁사를 공개 저격했다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배민은 도리어 상을 주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머리를 긁적이는 배민 캐릭터가 “우리 같은 민족이었어?”라고 말하는 심사평도 담겼다. 배민은 수상자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개별 연락하면 배민 앱을 이용할 수 있는 쿠폰 10만원권을 선물할 예정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배민이 쿠팡한테 상 줬다. 웃기다” “쿠팡 직원에게 배민 상품권 주는 클래스” “쿠팡이츠 상 주려고 패러디 어워드 만든 것 같다”며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광고에 쓸 돈으로 배달료 좀 내려 달라”며 계속 올라가는 배달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다.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응수했지만 이들의 광고 신경전은 현재 배달업계 분위기를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배달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던 배민이었지만, 단건 배달 서비스를 앞세운 쿠팡이츠가 최근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가는 모양새다. 배민도 지난 6월 `배민1`이라는 단건 배달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쿠팡의 성장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최근 최대 1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배민1 전용 쿠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단건 배달 서비스 시작 시각을 기존 오전 9시에서 새벽 6시로 앞당겼다. 쿠팡이츠 역시 서울 지역 단건 배달 서비스 시간을 새벽 6시로 변경했다. 첫 주문 고객 대상으로는 2만원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한편 이날 배민 패러디 어워드에서는 쿠팡이츠 외 다양한 이들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8월 배민의 ‘배달이’ 캐릭터를 패러디해 졸업사진을 찍은 의정부고 학생들이 ‘내가 배달이가될 상’을, 슈퍼카 맥라렌을 민트색으로 도색하고 배민 로고를 넣은 차주는 ‘부럽상’을 받았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배민 떡볶이송 춤을 선보인 이용자는 ‘떡볶이춤 기대 이상’을 수상했다.
배민 관계자는 “이번 어워즈는 더욱 다양한 패러디를 통해 많은 사람이 재미있게 배민의 문화 요소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그렇다고 해도 금도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도 동시에 담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