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구상하는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이미지. 현대차는 고객에게 혁신적인 이동 경험을 제공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로봇, 전기차 시장 개척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그룹이 코로나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위기 경영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현대차는 완성차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전략적 발판으로 삼아 로보틱스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신시장 발굴, 전기차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선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로봇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 6월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완료했다.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세계 주요국들은 노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코로나로 비대면이 확산하면서 글로벌 로봇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제조 로봇을 비롯해 물류 운송 로봇 등이 널리 활용되고 있고, 안내와 지원, 헬스케어뿐 아니라 공사 현장, 재난 구호, 개인 비서 등 분야에서의 서비스 로봇 수요도 늘고 있다. 현대차는 2017년 245억달러 수준이었던 세계 로봇 시장이 연평균 2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올해 444억달러 수준까지 확대되고, 2025년엔 1772억달러 규모로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첨단 기술 선도 그룹으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로봇을 활용한 재난 구조나 의료 케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로봇 신사업을 통해 인류를 위한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도심항공모빌리티 시장 선점

현대차는 고객에게 혁신적인 이동 경험을 제공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 개발에 집중해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며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박람회인 ‘CES 2020′에서 안전성을 최우선 원칙으로 저소음, 경제성, 접근 용이성, 승객 중심의 4대 원칙을 바탕으로 개발 중인 UAM 콘셉트 ‘S-A1′을 선보였다.

UAM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현대차는 우선 승객 및 화물 운송 시장을 모두 아우르는 포괄적 제품군 구축에 나선다. 2026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화물용 무인 항공 시스템을 시장에 최초로 선보이고, 2028년에는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 출시가 목표다. 기술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제조 가능성을 철저히 고려해 제품을 설계함으로써, 효율적인 비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에도 주력한다.

현대차의 4족 보행 로봇 스폿(왼쪽)과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오른쪽).

◇아세안 시장 개척

현대차는 아세안 신시장 개척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생산 거점을 구축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브카시(Bekasi)시(市) 델타마스 공단 내에 완성차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총 투자비는 2030년까지 제품 개발 및 공장 운영비 포함 약 15억5000만달러이며, 약 77만6000㎡ 부지에 건립된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 인도네시아를 공략하는 동시에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세안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 9월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아세안 전기차 시장 공략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배터리셀 합작 공장 건립을 본격화했다. 배터리셀 합작 공장은 2023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총 33만㎡의 부지에 건립되며, 2024년 상반기에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합작공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여기서 생산된 배터리셀은 2024년부터 현대차와 기아차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전기차 앞세워 친환경 브랜드로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 확대로 글로벌 친환경 선두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에 기반한 신차 출시로 더욱 편리하고 안전할 뿐 아니라, 고객의 다양한 취향과 니즈(욕구)를 반영한 친환경 이동수단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5를 필두로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 E-GMP가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출시했다. 또 전동화 모델 콘셉트카인 ‘세븐’, ‘EV9′, ‘제네시스 X’ 등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강자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E-GMP는 전기차만을 위한 최적화 구조로 설계돼 1회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할 수 있으며,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 시 18분 이내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전기차 라인업을 현재 8개 차종에서 2025년 23개 차종으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0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기차 인프라 구축도 가속화한다. 올해 국내에 초고속 충전소 20개소에 충전기 120기를 직접 설치하는 등 충전망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