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에서 신규 파운드리 입지와 관련한 최종 결정을 마무리했다. 이 부회장은 최종 입지 선정에 앞서 미국 워싱턴D.C에서 백악관 핵심 참모와 연방의회 의원들을 잇따라 면담하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삼성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아울러 반도체 산업에 대한 행정부·입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당부하고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삼성의 역할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들어서는 신규 파운드리 라인은 내년 완공되는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의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달성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위기 속에서도 끊임없는 투자를 통해 근원적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며 차세대 기술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EUV(극자외선)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모바일 D램 양산에 성공한 것도 이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이다. 이 부회장은 인공지능, 5G, 자율주행용 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를 이루기 위해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개발에 필수적인 차세대 ‘EUV 기술’ 연구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직접 챙겨 왔다.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 당시, 세계 최초 EUV 전용 생산시설인 ‘V1라인’ 건설 현장을 직접 찾았다. 2020년 초에는 화성에 위치한 반도체연구소와 생산라인을 방문해 ‘EUV 기술’ 개발 현황과 라인 가동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공장은 경기도 평택·기흥·화성과 함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새로운 축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 결정으로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세계 최대 IT 시장인 미국 공략을 위한 핵심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구글·테슬라·퀄컴·엔비디아 같은 핵심 고객사들이 모여 있는 미국에 반도체 생산 기지를 건설해, 첨단 파운드리 공정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과 점유율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의 위상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과 미국 투자가 동시에 이뤄지면 일자리 창출과 R&D 분야에서도 선순환이 이뤄져 국내 연구 환경과 고용시장에도 더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삼성전자의 새로운 반도체 공장이 건설되더라도 첨단 R&D는 기존처럼 한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늘어난 파운드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적인 국내 고용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전세계 반도체 R&D 허브로 한국의 위상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