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조원을 투자하는 미국 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제2공장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확정하고, 23일 오후 5시(현지 시각) 현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다. 2030년까지 대만 TSMC를 제치고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위해서는 퀄컴·엔비디아·테슬라·구글 등 핵심 고객사가 있는 미국 공장 증설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초부터 기존 파운드리 공장이 위치한 텍사스 오스틴과 텍사스 테일러, 뉴욕 버펄로, 애리조나 등을 미국 2공장 후보지로 검토해왔다. 이 과정에서 테일러가 세제 혜택 등 가장 많은 인센티브를 제시한 데다 부지 확보도 용이하다는 점에서 최종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일러시 등 지방정부에서 삼성전자가 받는 전체 세금 감면 혜택은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테일러시에 부지 규모 55만7000㎡ 신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 착공해 2024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오스틴 공장이 14나노미터(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을 기반으로 IT 기기용 전력 반도체와 통신용 반도체 생산에 주력한 반면, 테일러 공장은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용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5나노 이하 차세대 반도체 양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4일부터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 파운드리 2공장 투자 결정을 최종 매듭짓고, 미 백악관 고위 관계자와 의원들에게 협력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부회장은 22일 캘리포니아 구글 본사에서 순다르 피차이 CEO와 만나 시스템반도체를 비롯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자율주행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사는 최근 구글의 스마트폰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삼성전자가 공동 설계하고 생산까지 맡는, 이른바 ‘안드로이드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또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선행연구소를 찾아 “추격이나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며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하자”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