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부산 남구 신선대·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내년에도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뉴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내년에도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2일 발표한 ‘2021년 수출입 평가 및 2022년 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대비 24.1% 증가한 6362억달러, 수입은 29.5% 증가한 6057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2.1% 증가한 6498억달러, 수입은 1.6% 증가한 6154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석유제품, 섬유,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올해 선전한 품목들의 좋은 업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는 D램 단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최신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에 따른 대규모 서버 교체 수요, DDR5로의 D램 세대 전환, 견조한 시스템 반도체 초과 수요 등으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2년 연속 수출이 1000억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4.0%), SSD(대용량 저장장치·1.5%), 무선통신기기(2.0%) 등 주요 정보통신(ICT) 품목 수출도 비대면 경제의 확산과 함께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제품(14.0%)과 석유화학(1.7%) 수출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제품은 내년까지 단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며 석유화학도 일회용품 수요와 위드 코로나 확산에 따른 산업 정상화 등으로 합성수지류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스판덱스 등 고부가가치형 의류용 원단을 중심으로 섬유(5.0%) 수출도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일부 품목의 경우 구조적인 여건으로 수출이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철강(-9.0%)은 과잉 상승했던 제품단가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부품(-1.0%)도 반도체 공급난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대비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선박(-5.0%)은 내년에는 인도 물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가전(-8.0%)은 사물인터넷과 스마트홈 등이 보편화하며 삶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생겨나는 뉴라이프 가전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의 업황은 전반적으로 밝을 것으로 예상되나, 수년 동안 이어진 해외생산 확대 추세로 내년 수출은 감소할 전망이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내년에도 선진국 경제가 주도하는 글로벌 경기 회복의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 수출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주요국 인플레이션 확대 등은 수출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수입의 경우 국내 경기회복과 올해 하반기 수준의 국제유가 흐름, 견조하게 유지되는 원자재 가격 등으로 올해 대비 소폭 상승(1.6%)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올해 대비 소폭 확대된 344억달러로 예상했다.

박천일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올해 우리 수출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고 완만하지만 내년에도 꾸준한 성장세가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최근 요소수 사태를 겪으면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산업용 원자재 수급에 대해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무역협회도 정부, 업계와 조직적으로 협력해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