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논현동 두산건설 본사/사진=연합뉴스

두산건설 매각 관련 주식 매매계약이 오는 19일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재계 고위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19일 이사회를 열어 보유한 두산건설 지분(99.99%) 중 53%를 큐캐피탈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내용을 의결하고, 최종 계약서에 사인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체 매각금액은 2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컨소시엄에는 사모펀드인 큐캐피탈을 중심으로 유진자산운용-신영증권PE부문이 참여한다. 나머지 47% 지분은 두산중공업이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앞으로 두산그룹이 두산건설을 다시 사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큐캐피탈은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비비큐(BBQ), 노랑통닭, 영풍제지, 큐로CC 등에도 투자한 이력이 있다.

매각이 성사되면 두산그룹은 지난해 6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1년 반 만에 조기졸업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3년 만기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고 긴급자금 3조원을 지원받았다. 이후 자구계획안에 따라 클럽모우CC,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두산 모트롤BG,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잇따라 매각했다. 이 때문에 하반기부터 조기졸업 이야기가 솔솔 나왔지만, 산은 등 채권단은 앞으로 유동성 위기 재발을 확실하게 막으려면 두산건설 등 우량 자산을 추가 매각해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중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건설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43억원으로 전년 동기(238억) 대비 두 배이상 증가했고, 신규 수주실적도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인사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가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이 아니라, 부실 자회사 두산건설에 대한 무리한 지원 때문이라는 프레임을 완성하기 위해 두산건설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며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아깝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매각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