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에서 코인노래방을 하는 노모씨는 올해 7~9월 정부의 코로나 방역 조치 때문에 매출에 손실을 입은 소상공인 손실 보상 대상자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지난 27일 홈페이지에서 보상금 지급 신청을 받기 시작했지만, 노씨는 사흘이 지나도록 보상금 지급 신청 확정 버튼을 클릭하지 못하고 있다. 중기부 홈페이지에서 보상금 액수를 조회했더니 그가 받을 수 있는 보상액은 60만원, 2~3일 치 매출에 불과한 탓이다.

노씨는 “액수도 턱없이 적지만 보상금 책정 과정도 납득할 수 없어 보상금 신청을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9월 가게를 연 이후 월세를 매달 150만원씩 내고 있는데도 손실보상금 책정 과정에서 매출액 중 임차료 비율이 0%로 산정됐다”고 말했다. 노씨는 “매출에서 인건비·임차료 같은 고정비 비율이 높을수록 보상액도 높게 책정된다더니 실제는 그렇지 않더라”며 “추가 서류를 제출해 보상금 액수를 다시 산정해달라고 신청할 것”이라고 했다.

◇”소고기 한번 사 먹을 정도 보상금”

정부가 27일부터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피해 규모에 비해 턱없이 작은 보상금 액수와 납득하기 힘든 보상금 산출 과정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선 “정육 식당을 운영하는데 딱 소고기 한번 사 먹을 정도의 보상금이 나왔다” “매출 절반이 월세로 나가는데 홈페이지에선 ‘매출 대비 임차료 비율 9%’라고 뜨니 말이 되느냐”는 식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보상금을 바로 지급받지 않고 재무제표 등 추가 서류를 제출해 다시 액수를 산정하겠다는 이가 속출하고 있다. 중기부 홈페이지에서 정부가 산정한 보상금 지급액을 조회한 사례는 29일 오후 4시 기준 34만건이지만 지급 신청을 보류한 사례는 12만3000여 건에 이른다.

소상공인 손실 보상 관련 자영업자들 불만과 중기부 입장

소상공인들은 인건비 산정에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직원을 4대보험에 가입시키지 않고 프리랜서로 고용하거나 15시간 미만의 쪼개기 알바를 고용하는 가게가 많은 것이 현실이지만, 이런 경우 보상금 산정 과정에 인건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식당 업주는 “최저임금이 급격히 뛰면서 영세한 가게들은 대부분 초단시간 알바를 쓸 수밖에 없는데 그런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기부는 자영업자들의 인건비를 파악할 때 종합소득세 신고 자료를 이용하는데, 이 경우 단기 알바 등 4대 보험 미가입자의 인건비가 누락될 수 있다.

◇”홈페이지 접속 안 된다” 불만도

2019년 7~9월 이후 영업을 시작해 올해 7~9월과 직접 매출을 비교할 수 없는 경우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경우 중기부는 국세청이나 통계청이 보유한 지역별·업종별 평균값을 활용해 매출 등을 산출한다. 하지만 지역별 데이터는 최소 구분 단위가 구(區)이기 때문에 상권별로 세세한 구분이 이뤄지기 어렵다. 한 호프집 사장은 “작년 9월 강남구 논현동에 호프집을 열었는데, 한 달 임대료가 1000만원이 넘는 동네에서 3개월간 손실보상금이 95만원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반면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9일 “손실보상금 지급 이틀 만에 10만2000개사에 3431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평균 336만원꼴이다.

손실보상 홈페이지 접속이 제대로 안 된다는 불만도 많다. 경기 화성에서 호프집을 하는 김모(49)씨는 “28일 아침 8시부터 계속 시도했지만 각종 오류 메시지가 뜨면서 지급 신청이 되지 않았다”며 “홈페이지에 안내된 연락처나 채팅 서비스로 문의를 해도 ‘문의가 너무 많아 연결이 어렵다’고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중기부는 “접속 관련 불만이 있기는 하지만 시스템 전체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