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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막을 여는 유엔(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는 탄소중립뿐 아니라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ESG를 반영한 국제적인 비재무적 공시 기준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탄소배출 억제 등 탄소중립을 위한 기업들의 활동도 기업 평가에서 중요해지는 것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을 제정하는 IASB는 총회 기간 중 국제지속가능성 기준위원회(ISSB) 설립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적게는 300개, 많게는 6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각기 다른 ESG 평가 기준 탓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자, 과거 회계 분야에서 IFRS라는 기준을 내놓은 것처럼 ESG 분야에서도 기구를 세우고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해당 평가 기준은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 유치 등 경영 활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SG가 단지 ‘좋은 일’ ‘바람직한 일’이 아닌 기업의 생사를 가르는 핵심 경영 활동이 되고 있다.

◇ESG, 최근 1~2년 사이 급부상

ESG란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기업 경영활동 추진과 평가에 사용되는 비재무적 요소를 아우르는 말이다. ESG 경영은 2006년 당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책임투자원칙(PRI)이라는 이름 아래 기업 투자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며 시작됐다. 이후 2019년 JP모건, 애플, 아마존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의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이 50년 동안 이어져 온 ‘주주 자본주의’를 버리고, 기업의 목적에 주주와 나란히 고객, 종업원, 협력 업체,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들을 언급하면서 본격화됐다. 이어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연례 서한에서 “앞으로 ESG를 투자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히면서 관심은 더 커졌고, 친환경 정책을 지지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이미 투자 업계에서 ESG 경영은 주요 지표로 다뤄지고 있다. 블랙록은 물론 뱅가드, 스테이트스트리트 등 자산운용사를 비롯해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 S&P,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들은 ESG를 고려해 투자하고,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ESG 투자 규모 또한 지난해 35조달러 수준에서 2025년에는 53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U(유럽연합)가 탄소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세를 2023년 도입하겠다고 예고한 것을 비롯해 경영 압박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 블랙록은 기후변화에 적극적이지 않은 기업 이사 55명의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졌다.

국내 기업 중에도 ㈜한화는 ‘비인도적 무기’로 불리는 집속탄 생산에 대해 유럽 연·기금들이 문제 삼고, 계열사의 유럽 태양광 시장 투자·납품이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 말 해당 사업을 매각했다. 석탄발전 비율이 높은 한국전력은 해외 자산운용사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ESG와 수익성, 두 마리 토끼 잡아야

ESG 경영이 대세가 되고 있지만, 기업들이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기업의 ESG 활동을 개선하면서 수익성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유럽·중국 등 전 세계가 탄소중립에 가속도를 붙이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되기도 했다.

기업들은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탄소포집 기술과 수소환원제철 등 신기술 개발에도 주력하면서 해외 숲 조성 등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경영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들은 탄소중립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강화하고, 지배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바꾸는 작업도 하고 있다. 고객뿐 아니라 협력사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이를 사업 모델로 연계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또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고, 여성 임원 비율을 높이는 등 기업 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ESG가 투자의 중요한 지표가 되면서, 기업들도 다양한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