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의 궁중 럭셔리 화장품 ‘더 히스토리 오브 후’가 코로나 시기에도 2조원이 넘는 매출을 지속하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4조581억원, 영업이익 7063억원으로 역대 상반기 실적 기준 최대치였다. 상반기 매출 증가를 견인한 것은 ‘후’ 등 고급 화장품으로, 화장품 매출은 2조9111억원이었다. 작년 코로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후’의 매출은 2조6000억원을 넘긴 바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단일 브랜드가 매출 2조원을 돌파한 것은 ‘후’가 최초다. 2003년 출시한 ‘후’는 2016년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2018년 처음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코로나에도 매출 2조원 훌쩍
‘후’의 인기 비결은 왕실의 독특한 궁중 비방을 바탕으로 한 제품력, 화려한 디자인 등에 있다. LG생활건강의 후 한방 연구소는 수만 건에 달하는 궁중 의학 서적 기록을 뒤지고 궁중 왕실 비방이 적힌 수백 권의 고서를 분석해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의 대표 제품인 ‘비첩 자생 에센스’는 특히 ‘공진비단’ ‘경옥비단’ ‘청심비단’ 등 3가지 궁중 비방에 ‘초자하비단’의 주요 효능 성분을 10배 함유한 ‘자하 비첩 Complex™’을 담았다. 빠르고 강력한 안티에이징 효과를 자랑한다. 한방 성분을 담았음에도 끈적이지 않고 매끄럽게 마무리되는 제형도 인기 요인이다.
궁중 왕실의 스토리를 담은 디자인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비첩 자생에센스’는 보물 1055호 백자 태항아리에서 모티브를 얻은 제품. 최고급 크림인 ‘후 환유고’는 국보 제287호 백제 ‘금동대향로’의 턱밑에 여의주를 끼고 웅비하는 봉황의 모습을 차용, 이를 금속공예로 제작해 제품 용기에 달았다. 남성 라인 ‘후 군’은 뚜껑에 황제의 옥쇄 문양을 금속공예로 재현했다. 또한 궁궐의 ‘꽃살문’, 왕후의 궁중 대례복 ‘적의’, 조선 왕실을 대표하는 ‘오얏꽃’, 왕실 권위의 상징이자 공예의 정수를 보여주는 ‘금보’ 등을 주요 제품 디자인에 적용했다.
올해는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피에르 마리(Pierre Marie)와 협업, 아트 감성을 더한 패키지 ‘비첩 자생 에센스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피에르 마리는 다양한 오브제를 섬세하게 손으로 직접 그려서 재구성하는 작가로, 이번에는 단청이나 꽃담처럼 궁에서만 볼 수 있는 요소를 재해석해 패키지에 적용했다.
◇궁중 문화 캠페인 지속
‘후’는 서울의 주요 궁궐에서 궁중 문화 캠페인을 꾸준히 펼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올해는 언택트 상황에 맞춰 디지털 궁중 문화 캠페인을 선보였다. 지난 9월 유튜브에서 공개된 캠페인은 평범한 도시 여성이 서울 덕수궁에 들어서면서 꿈처럼 궁중 왕후가 되는 체험을 하는 판타지 영상물로 완성됐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2호 침선장 임순옥 장인이 왕후의 의상과 장식을 제작했고, 유명 안무가 차진엽, 의상 디자이너 민천홍 등이 협업했다. 음악과 퍼포먼스, 의상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을 보여준다. 앞서 지난 6월에는 경복궁 교태전에 전시한 ‘환유 국빈세트 궁중자수함’과 장인의 궁중 자수 작품을 온라인 VR 전시로 선보이기도 했다.
궁중에서 외국 사신을 대접하는 연회를 뜻하는 ‘연향’의 의미를 담은 글로벌 행사 ‘궁중연향’도 지속하고 있다. 재작년인 2019년 8월 중국 상하이 징안 샹그릴라 호텔에선 글로벌 행사인 ‘2019 후 궁중연향 in 상하이’를 열었다. ‘로얄 헤리티지-후’를 콘셉트로 진행한 행사로, 아시아 주요 지역 언론사 기자들과 오피니언 리더, 유통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후는 문화재청과 ‘왕실 여성 문화지킴이 후원 약정’을 맺고, 한국 고유의 왕실 여성 문화를 발굴하고 알리는 ‘왕실 여성 문화 지킴이’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무형문화재 보유자와의 아트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등 왕실 여성과 관련된 콘텐츠를 개발하는 한편, 왕실 여성들의 유물 전통방식 재현도 후원한다. 창덕궁의 대표 왕실 여성 공간인 보물 제816호 ‘대조전’의 보존 관리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