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선복량(컨테이너 적재 능력)과 노선 점유율이 아직도 2016년 한진해운 파산 직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해운 산업 국제 비교와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한국 해운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선박 규모는 8058만3000DWT(순수 화물 적재 톤수)였다. 전 세계 해운 시장에서 점유율 3.9%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그리스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일본, 중국, 싱가포르, 홍콩, 독일 등 순이다.
한국은 2014년 점유율 4.7%로 5위였지만, 2016년 당시 세계 7위 해운업체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순위가 7위로 밀렸다. 이후 7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점점 낮아져 3%대까지 밀렸다. 국내 최대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이 선박을 늘리고 있지만, 한진해운의 공백을 채우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경련은 “세계적 대형 선사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고, 소수 대형 선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과점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미주 노선의 국내 선사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 국내 선사의 아시아∼미주 서부 노선 점유율은 2016년 11.4%에서 최근엔 7.3%로 떨어졌다. 최근엔 글로벌 대형 선사들이 한국에 기항하지 않고, 중국에서 곧바로 미국으로 가는 ‘코리아 통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국 수출 업체들이 웃돈을 주고서 선박을 싹쓸이하다시피 한다”며 “이 때문에 운임도 크게 오르고, 한국 수출입 업체들은 선박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6월 부산항을 기점으로 한 로스앤젤레스 운임은 전년 대비 3.4배, 독일 함부르크 운임은 6.2배로 올랐다.
재계에선 한진해운의 부재를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16년 글로벌 선사들의 저가 운임 경쟁으로 양대 선사였던 한진해운과 HMM 모두 자금난에 빠졌다. 정부는 당시 오너의 사재 출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진해운을 파산시키고 HMM 살리기를 선택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대형 선사들이 지배하는 해운업 특성상, HMM이 시장 지배력을 단시간에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며 “한진해운 파산 여파가 지금까지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