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취포족의 길로 들어서는 이유는 눈높이에 맞는 대기업·공기업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 한경연 설문 조사에서 대학생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 1위는 공기업(18.3%)이었고 2위는 대기업(17.9%)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용 현실은 이들의 희망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체 취업자 2692만3000명 가운데 300인 이상 대기업(3555곳)에서 일하는 정규직 근로자는 317만명에 불과했다. 전체 근로자 중 11.77%만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대기업 정규직 일자리는 계속 줄고 있다. 한경연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의 고용 인원은 2019년 133만1181명에서 지난해 131만2804명으로 1만8377명 감소했다. 대기업 일자리가 이처럼 줄어드는 것은 경기 불확실성, 코로나 확산과 함께 최근 기업들이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는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19년부터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현대자동차의 경우 2018년 12월 6만5886명이었던 정규직 근로자가 올 6월에는 6만5393명으로 줄었고, 2020년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LG전자의 정규직 근로자는 2019년 12월 3만9442명에서 올 6월 3만7428명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롯데그룹이 올해부터 수시 채용을 전면 도입한 데다 SK그룹도 올 하반기 정기 공채를 끝으로 내년부터 수시 채용으로 전면 전환할 계획이다. 국내 5대 그룹 가운데 공채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힌 기업은 삼성그룹뿐이다.
공기업 일자리도 줄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등록된 공기업 36곳은 2019년 9326명을 신규 채용했지만 지난해에는 6833명을 채용했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1911명만 신규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춘 한경연 고용정책팀장은 “공기업들이 하반기에도 채용을 하겠지만 올해 채용 규모는 지난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으로 인해 공기업의 신규 채용 여력이 줄어 청년들을 새로 뽑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