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미국 출장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7월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 출장 이후 5년여 만의 미국 출장이다.

'삼성 부당합병'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월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을 위해 비자 신청 등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기록이 있으면 전자여행허가서(ESTA)로 미국 입국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가석방 상태인 이 부회장은 별도의 단수비자를 받아야 한다.

이 부회장이 미국 출장길에 오르는 것은 코로나 백신과 반도체 투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mRNA(전령 RNA) 백신을 생산하는 화이자 본사가 미국 뉴욕에 있고, 모더나 본사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 만큼, 모더나 본사를 방문해 국내에 공급하는 모더나 백신량을 늘리는 등 다양한 형태의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최근 모더나 최고경영진과 화상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투자와 관련한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신규 파운드리 생산라인 구축을 발표했지만, 설립 지역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대형 인수합병(M&A)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가 현재 약 100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최윤호 CFO(최고재무책임자)도 지난 1월 실적발표회에서 “3년 내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네덜란드 NXP반도체, 스위스 마이크로칩 일렉트로닉스, 독일 인피니언 등이 주요 인수 대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