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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유명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 관리에도 강점을 갖고 있다. 리스크 분야를 전략·제품, 재무·보고, 파트너, 인적 자원, 운영, 법·준법 감시의 6개 분야로 구분하고 분야마다 세부 영역을 나눠 회사의 발생 가능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가정용품 분야의 세계적 기업인 독일의 헨켈은 밸류체인 전 과정의 ESG 이슈를 사전에 정의(유형화)하고 단계별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헨켈은 성과, 건강·안전, 사회 진보, 원료·폐기물, 에너지·기후, 물·폐수 등 중장기적으로 제고해야 할 가치와 줄여야 하는 환경 발자국에 대한 밸류체인별 ESG 리스크와 기회를 정의해 관리하고 있다.

ESG 리스크 관리 세계 1등 기업의 비결은 전략 리스크, 핵심 이슈를 얼마나 시스템적으로 관리하는지에 있다. 또 세계적인 기업들은 글로벌 ESG 평가·이니셔티브·인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섬유·의류 분야 1위 기업인 에르메스는 공급망 정책에 있어 환경 사회 이슈를 포함해 품질 측면에서 가장 높은 기준을 적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피혁 제품, 향수에 사용되는 특정 원료 등을 사용하는 데 있어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종의 전 세계적 보호를 위한 워싱턴 협약(CITES) 등을 준수하며, 동물 복지에 관한 규제, 식용 가축에 대한 건강 요건 등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최근 ESG 경영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 가치를 높여 더욱 사랑받는 기업이 돼 매출 증대 등 선순환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이해관계자 행복을 추구하고 있으며, 경제적 가치(EV)와 사회적 가치(SV)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 바텀 라인(DBL) 경영’을 근간으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그 결과를 매년 공표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지난해 1조9457억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2019년 대비 4% 증가한 성과다.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사장단 회의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브랜드 강화를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그는 “나이키는 단지 우수한 제품만이 아니라 운동선수에 대한 존경의 가치를 고객들에게 전달하며 다른 회사가 따라갈 수 없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됐다”며 “이처럼 각 회사에 맞는 명확한 비전과 차별적 가치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신 회장은 또 각자의 분야에서 1위가 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브랜드 강화를 통해 차별적 기업 가치 창출을 주문했다.

한화그룹은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발 빠르게 진출해 고객 가치를 높이고 있다. 한화는 몇몇 강대국들과 글로벌 기업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우주 분야에서 손에 잡히는 성과를 통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UAM(도심 항공 교통) 분야에서도 미국 오버에어사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GS그룹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혁신 스타트업 모집과 육성으로 친환경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The GS 챌린지(Challenge)’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여기에 참여할 바이오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 모집에 나섰다.

송재형 전국경제인연합회 ESG TF(태스크포스)팀장은 “특히 다양한 소비재 산업의 경우 ESG 평가를 할 때 제품, 서비스에 대한 책임과 품질 관리는 글로벌 평가 기관들이 꼽는 중요 이슈”라며, “고객 가치는 ESG의 사회(Social) 분야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