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4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눈물 보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뉴시스

‘불가리스’의 코로나 예방 효과 논란에 책임지고 회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힌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여전히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남양유업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홍 회장의 직함은 ‘회장’으로 기재됐다. 홍 회장이 올 상반기 받은 보수는 8억800만원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회장이 경영 업무의 보고는 받지 않고 있고, 회사 매각 관련 업무를 살피기 위해 회사에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아 해임된 장남 홍진석 상무는 지난 5월 26일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복직했다. 남양유업이 국내 사모투자 전문 회사 한앤컴퍼니에 매각을 발표하기 전날이었다.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도 미등기 임원으로 승진했다.

남양유업 측은 “홍 상무는 자숙과 반성 끝에 복직했다”며 “매각 계열이 종결되면 매수자 결정에 따라 임원 현황은 변동될 예정”이라고 했다.

남양유업은 ‘불가리스가 코로나바이러스를 77.8% 저감시켰다’는 보도자료를 냈다가 주가가 요동치자 식약처 고발에 이어 영업정지를 당했다. 홍 회장은 5월 4일 불가리스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자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힌 홍 회장은 사과문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5월 27일 한앤컴퍼니가 3100억원에 홍 회장 일가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당초 지난달 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이전과 주식 매각 절차를 종결할 계획이었지만 남양유업은 당일 일정을 9월 14일로 갑자기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