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앞두고 지난 13일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광복절 연휴 내내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해 경영 현안을 챙겼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흘간의 광복절 연휴 내내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하는 등 그동안의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바쁜 일정을 보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4~16일까지 이어진 광복절 연휴 동안 매일 서초 사옥으로 출근해 김기남 반도체 부문장(부회장), 정현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장(사장), 고동진 모바일 부문장(사장) 등에게서 주요 경영 현안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사업 양대 축이자 가장 큰 현안인 반도체·스마트폰 사업을 제일 먼저 점검한 것이다.

반도체 사업은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인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수퍼 사이클이 끝났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에선 세계 1위 TSMC와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지는 와중에 미국 인텔이 이 분야에 대규모 투자하면서 삼성전자가 자칫 ‘샌드위치’ 신세가 될 처지다.

스마트폰 사업은 한때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캐시카우(현금창출원)였지만, 지금은 매출·영업이익 하락으로 강도 높은 경영 진단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오는 27일 출시되는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등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해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IT 업계에서는 3세대 폴더블폰이 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부진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백신 확보도 이 부회장이 풀어야 할 주요 과제로 꼽힌다. 최근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 모더나 본사를 방문해 백신 공급 차질과 공급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다음 달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생산하는 모더나 물량을 국내에 먼저 돌릴 수 있다면 백신 수급 불안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경영 현안을 챙기는 것은 물론, 모더나 백신 확보에도 총력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