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21일부터 일반에 공개한 겸재 정선 '인왕제색도'를 한 남성이 관람하고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홍라희 여사와 함께 처음 수집한 미술품이다. /뉴시스
지난해 10월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선산에 마련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장지에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왼쪽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지난 22일과 23일 잇따라 ‘이건희 컬렉션'을 전시중인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을 찾고 수집품 전시를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1942~2020)의 유족들이 고인의 유산 기증 현장을 직접 찾아와 둘러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전 관장과 이 이사장은 지난 22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을 함께 방문했고 이튿날인 23일엔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이건희 컬렉션' 전시를 관람했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21일부터 이건희 회장이 홍라희 여사와 살아생전 수집해온 소장품 2만3000여점을 전시하는 ‘이건희 컬렉션' 전시를 시작했다. 전시는 무료다. 예약을 개시하자마자 이달치 티켓이 모두 마감된 상태다.

앞서 두 박물관은 기증자에 대한 예우를 위해 지난 20일 특별전시회 전날에 유족에게 특별관람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홍 전 관장과 이 이사장은 이를 고사하고 일반 관람일에 맞춰 전시를 조용히 관람하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었던 미술계 관계자에 따르면, 홍 전 관장은 전시관 벽에 적힌 이 회장의 이름을 한동안 말 없이 지켜보며 감회에 젖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건희 회장과 함께 처음 수집한 작품으로 알려진 국보 216호 ‘인왕제색도’ 앞에서 이 회장과 함께 미술품을 수집하던 추억을 회고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술계 관계자들은 또한 홍 여사가 전시회를 방문하고 나서 “소중한 문화유산을 국민들에게 돌려 드려야 한다는 고인의 뜻이 실현되어 기쁘다”며 “많은 국민들이 이 작품들을 보시고, 코로나로 힘들고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