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폭염과 산업용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가 원전 정비 기간을 단축해 전력 생산에 조기 투입하기로 했다. 탈원전을 추진해 온 정부가 전력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 내몰리자, 다시 원전에 의존하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전력 공급 능력 확충을 위해 신월성 원전 1호기(설비용량 1GW) 정비 기간을 단축해 18일부터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당초 신월성 1호기는 4월 27일 예방 정비에 들어가 8월 31일 마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력 수급 대란 우려가 커지자 정비 기간을 5주 이상 앞당겨 재가동을 시작했다.
지난 5월 29일 화재로 가동이 중단됐던 신고리 4호기(1.4GW)도 20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당초 이달 25일까지 정비를 마치고 이달 말쯤 재가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가동 시점을 당초 예정보다 1주일 정도 앞당겼다. 월성 3호기(0.7GW)의 계획예방 정비 기간도 당초 이달 23일에서 22일로 하루 앞당겨졌다. 원안위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으면 23일부터 전력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비 중이던 이 원전 3기가 모두 가동되면 3.1GW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21일부터 고리4호기가 예방 정비를 시작하면서 총 24기 원전 중 6기가 정비 상태가 된다. 그 동안 일부에선 정부가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원전에 대한 정비 기간을 늘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부가 원전을 조기 투입하는 것은 전력 수요 피크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산업부는 최대 전력 수요가 8월 둘째 주 94.4GW까지 치솟아 올여름 최고치를 기록하고 공급 예비 전력이 4.8GW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선 공급 예비 전력이 10GW 이상은 돼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