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포워드(Forward)호’가 부산항 신항 HPNT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HMM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국내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이 직원 처우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운임 상승 등 전례 없는 호황을 맞고 있지만, 직원들은 해운 불황기 8년 동안 임금이 동결됐고 지금도 국내 1위 선사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HMM은 지난 1분기 전 세계 운임 상승 등 해운업 호황에 힘입어 1조1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2분기에도 HMM은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직원들은 이에 걸맞은 임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HMM 사내 익명 게시판엔 “우리가 낸 이익으로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만 성과급 잔치 하는 것 아니냐” “어닝 서프라이즈라는데, 우리는 정작 1주일에 1명씩 사표 내고 있다” 같은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기준 HMM 임직원 1519명의 평균 연봉은 6250만원 수준입니다. 반면 벌크선을 주로 운영하는 팬오션의 작년 평균 임금은 8700만원입니다. 규모가 작은 고려해운이 올해 초 기본급 450%를, SM상선은 기본급의 150%를 성과급으로 준 반면, HMM은 코로나 위로금을 100만원씩 준 것도 직원 불만을 키웠습니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위원장은 “2012년 이후 2019년까지 일반 선원들의 최저임금은 87%가 올랐지만 HMM 임금은 8년이나 동결됐다”며 “선원들과 해외 채용 직원의 이탈이 심각하다. 임금 정상화는 회사 운영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HMM은 고심하는 모습입니다. 개선된 실적을 직원들에게 쓰기엔 투자할 곳이 적지 않은 데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 눈치도 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HMM의 노사 갈등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HMM은 국내 1위 선사로서 한국 해운업을 재건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 중소기업들은 선박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 상황에서, 혹시 파업으로 물류 대란이 일어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습니다. 한 해운 업계 관계자는 “떨어진 한국 해운업의 위상을 생각하면, HMM의 노사가 하루라도 빨리 타협을 했으면 한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