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오는 7월 1일부터 재택근무 비율을 40%에서 20%로 낮추기로 하고 최근 임직원들에게 통보했다. 지난해 8월 재택근무 체제를 도입한 지 11개월 만이다. 그동안 자제했던 국내외 출장도 임원의 승인을 받으면 허용하기로 했다. 두산그룹도 서울 중구에 있는 두산타워 내 사원 헬스장을 6월 셋째 주부터 다시 운영하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백신 접종 후 14일이 지난 직원의 경우에는 사내 헬스장을 쓸 수 있도록 했다”며 “코로나로 닫았던 헬스장이 1년여 만에 문을 여는 것을 보니 코로나 사태의 출구가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예비군·민방위를 대상으로 한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잔여 백신을 맞는 사람이 늘면서, 지난 1년여 동안 재택근무 확대, 대면회의 금지 등의 조치를 했던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근무 방식을 바꾸고 있다. 내달부터 시행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와 7~8월 40·50대 백신 접종에 따라 재택근무 비율을 축소하고, 해외 출장을 허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반면 IT(정보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코로나 상황과 무관하게 전면적인 재택근무를 계속하겠다는 곳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코로나에 대해 모든 기업이 비슷한 방식으로 대응했지만, 이제는 기업마다 재택근무·회의방식에서 입장이 갈리고 있다”며 “어떤 업무 방식이 효율적일지 기업들의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근무 정상화 논의 시작
현재 직원 50%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효성그룹과 코오롱그룹도 재택근무 비율을 조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직원 50%가 재택근무 중인 효성은 내달 중순 이후 재택근무 비율을 조정할 예정이다. 현재 직원 30%가 순환 재택을 하는 코오롱도 재택근무를 종료하거나 비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그룹 지주회사의 한 부서는 6월 셋째 주부터 대면 회의를 재개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 방역을 위해 온라인 또는 화상 방식으로 회의를 대체해왔는데 부서 내 백신 접종자 비율이 절반을 넘으면서 회의 방식을 바꾼 것이다.
기업들의 외부 활동도 변하고 있다. 해외 출장이나 거래처와 미팅 일정을 공식적으로 잡는 곳들이 생기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내달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직원의 경우에는 국내외 출장을 다녀올 수 있도록 업무 지침을 바꾸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백신 접종자에게 사내 체육시설 포함, 편의시설 이용 혜택 제공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업무 정상화뿐 아니라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재택근무 유지하는 IT·벤처업계
IT·벤처업계를 중심으로 코로나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에 비해 재택근무의 업무 효율성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의 한국 운영사 라인플러스는 대기업 중 처음으로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를 이어가겠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직원 선택에 따라 완전 재택을 할 수도 있고, 원하는 날만 출근할 수도 있다. 라인플러스 관계자는 “장기간 선택적 재택근무를 시행한 결과 임직원이 어디에서 일하느냐에 상관없이 업무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국 라인플러스 임직원 1200명을 대상으로 전면 재택근무를 우선 도입하고 인도네시아·대만·태국 포함, 라인 글로벌 지사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직방도 영구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아예 강남 사무실을 없애기로 했다.
기업들은 완전한 근무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 대기업 임원은 “최근 JP모건이나 모건스탠리처럼 사무실 출근을 발표한 외국 기업들은 대부분 백신 접종률이 절반 이상에 달한 국가에 속해 있다”면서 “한국은 아직 백신 접종률이 약 30%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완전한 근무 정상화를 시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