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대란으로 멈춰 서는 공사 현장이 늘어나면서 정부가 철근·시멘트·레미콘 같은 건설자재 수급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21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건설 자재 가격 상승 현황 및 대응 방안’ 보고서를 통해 “최근 건설 자재난은 2008년 ‘철근 대란’보다 더 장기화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달 철근 거래 가격은 t당 93만원(도매·현금 기준)으로 2008년 5월 이후 처음으로 90만원을 넘어섰다. 현재는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오른 130만원대에 유통되고 있다. 철근값이 급등하면서 다수의 중소 건설사가 철근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공사 중단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산연은 코로나 백신 보급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철강 가격 상승 압력은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건설 경기 호조로 철강 수요가 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규제로 수입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다음 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는 것도 변수다. 건산연은 “대부분 철근 가공 공장이 5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이라 52시간 근무제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철근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국내 철강 생산량을 작년보다 10% 이상 확대하는 등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산연은 또 철강 유통사의 매점매석 단속과 시멘트·레미콘 등 원자재 재고 확보를 통한 자재난 확대 차단, 중소 건설사 협의체 구성 등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