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14일 백화점 창립 50주년을 맞아 발표한 기념사에서 “반세기 동안 축적된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 역사를 써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먼저 ‘비전 2030’을 구체적인 전략으로 만들어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전 2030은 올해 초 현대백화점그룹이 발표한 미래 청사진으로,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를 위해 현재 주축 사업인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에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 같은 미래 신수종(新樹種) 사업을 더해 매출을 2배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그룹 관계자는 “트렌드와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미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사업 중 그룹의 성장 전략과 부합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M&A와 신규 사업 진출은 지금의 현대백화점을 만든 핵심 DNA였다.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개점을 통한 유통업 진출, 유통 업계 최초 TV 홈쇼핑 사업권 획득(2001년), 여성복 기업 한섬과 가구 업체 리바트 인수(2012년) 등 공격적인 투자와 M&A를 단행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존 사업 구조도 중·장기적으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유통 부문은 백화점(아웃렛)·홈쇼핑·면세점을 주축으로 상품을 차별화하고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키우는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패션 부문은 계열사인 한섬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워 새로운 패션 브랜드를 론칭한다. 고기능성 화장품 등 뷰티 분야나 디자인 소품 분야 등으로의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이사회 산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대표이사 직속 ESG 전담 조직(ESG 추진 협의체)도 신설하는 등 관련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1971년 현대건설의 국내외 공사 현장에 식품과 의복 등 잡화류를 공급하던 금강개발산업에서 출발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작년 자산 18조3000억원으로 재계 순위 21위를 기록했다. 창립 첫해 8400만원이던 매출도 작년 20조원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