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매출 50대 기업(2019년 기준)의 사회공헌 활동이 코로나 상황에서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2020년 주요 기업 코로나19 관련 사회공헌 현황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상황에서도 34개 기업은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했다고 응답했다. 이 기업들의 61.8%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사회공헌활동은 계속했다는 얘기다. 또한 응답한 기업의 73.1%는 작년 코로나 상황에서도 사회공헌 활동 총지출을 비슷하게 하거나 더 늘렸다고 답했고, 58.6%는 올해도 코로나로 생겨난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답했다.
◇기업 61.8%, “코로나로 이익 줄어도 사회공헌활동 지속하겠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정부 보조금 등 공적이전소득을 제외한 근로·사업·재산 등 소득의 5분위 배율은 16.20배로, 2019년 통계 개편 이후 최고치였다. 5분위 배율은 5분위(상위 20%) 소득을 1분위(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배율이 클수록 소득 불평등이 심하다는 얘기가 된다. 소위 K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늘어나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총 하상우 본부장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이 경영 실적이 악화했음에도 사회공헌 활동 규모를 예년보다 확대·지속한 경우가 많았다”며 “코로나로 심화된 양극화를 메우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했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작년 말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220사를 조사한 결과, 이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총지출은 2조99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들의 평균 이익은 이전 해보다 48.1% 줄었지만, 기업당 사회공헌에 대한 평균 지출액은 136억원으로 7.5% 증가했다. 이 중 34사(15.5%)는 세전이익이 적자였는데도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K양극화 메우는 사회공헌활동…'직접’ ‘함께’를 실천하다
최근 드러나는 이들 주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의 특징은 ‘임직원 참여’ ‘언택트 참여’ ‘무형적 가치 나눔’ 등으로 꼽힌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기부금을 활용해 지역주민이나 다문화가정,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금이나 장학금을 제공하는 형태가 많아졌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언택트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령 사회공헌 연합체 행복얼라이언스가 작년 말 진행한 기부 캠페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활용한 언택트 행사였다. 100여 개 기업과 2만7000명의 시민이 참여해 3억5000만원을 모았다.
일부 대기업은 사회적 기업과 손을 잡고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 지원하는 공부방이나 어린이집을 후원하거나, 사회적 기업이 미혼모·장애인 등을 고용해 완성한 제품을 대기업이 사들이고, 이를 다시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하는 식이다.
코로나 방역을 위한 활동에 집중하는 경우도 많다. 직접 지역 노인정이나 어린이집 등을 임직원이 소독하는 봉사활동을 벌이거나, 방역에 필요한 트럭·자동차부터 각종 첨단장비를 제공한다. 간호사·의사·군인·소방수 등 코로나로 인해 공공 업무 부담이 크게 늘어난 직종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일각에선 이같이 대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하는 것은 한국의 반(反)기업 정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경총이 지난 3월 실시한 ‘반기업정서 기업 인식조사’에 따르면 민간기업 109사 중 93.6%가 반기업 정서가 존재한다고 느꼈고, 이 같은 반기업 정서를 줄이기 위해 대기업의 66.7%는 사회공헌 등 사회적 책임 활동을 강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나누고’ ‘돕고’ ‘같이 걷는 것’이 이젠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됐다는 얘기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