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중소기업의 가업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상속세율을 인하해주는 제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혜택을 받기 위한 사전·사후 요건이 너무 까다로워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2008년 도입된 우리나라의 ‘가업 상속 공제 제도’는 10년 이상 운영한 중소기업을 18세 이상 자녀에게 상속하는 경우 상속세를 감면해 준다.
하지만 상속세 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기업의 지분을 50% 이상(상장 기업은 30% 이상) 10년 이상 보유해야 하고, 상속 전 5년 이상 대표이사로 일해야 한다. 또 상속을 받으려는 자녀가 2년 이상 가업에 종사해야 하고, 상속세 신고 기한까지 임원으로 취임하고, 2년 이내 대표이사로 취임해야 한다. 그러나 가족 기업이 탄생해 성장하면서 외부 자본을 유치하다 보면 대주주의 지분율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경험 없는 자녀가 2년 이내 대표이사를 맡기도 쉽지 않다.
사후 관리 요건도 까다롭다. 업종 변경 제한뿐 아니라 가업 유지와 고용 확대 의무가 주어진다. 7년 이내 가업 자산의 20% 이상을 처분하지 말아야 하고, 상속 후 7년 이상 가업을 유지해야 한다. 또 7년간 정규직 근로자 수를 상속 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7년간 총급여액이 상속 직전 2개 사업 연도 평균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이 거의 없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가업 승계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기(中企) 10곳 중 7곳은 ‘가업 상속 공제제도를 활용한 승계 의향’에 대해 ‘유보적’이라고 답했다. 이 제도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사전 요건을 충족시키기 힘들어서’(40%)가 가장 많았고, ‘사후 조건 이행이 까다로워서’(25.9%)가 뒤를 이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가업 승계를 지원하려면 상속세율 인하가 가장 좋지만, 차선책으로 가업 상속 공제 제도의 적용 대상과 금액 한도를 대폭 상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