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토의 63%가 산림인 우리나라는 산림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나라다. 무엇보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전 국토가 황폐화된 후 1960년대 이후 민둥산에 나무 심기에 발벗고 나서 전쟁 후 산림 복원에 성공한 대표적인 나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5년부터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산림녹화를 추진했다. 화전(火田)을 정리하고 나무 심기를 진두지휘했다. 1973년부터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2차례 시행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17년 한국의 나무 총량은 9억7360㎥로 1952년 대비 27배 규모로 늘었다. 한국의 산림 복원은 또 다른 ‘한강의 기적’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숙제도 있다. 숲을 푸르게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경제적 가치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산림청은 숲의 가치를 높이는 ‘숲가꾸기’ 사업을 1998년부터 본격 추진했다. 산림청이 최근까지 가꾼 숲은 410만㏊에 달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2018년 기준으로 집계한 한국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221조2000억원에 달한다. 숲가꾸기 시행 이전인 1987년 숲의 공익적 가치는 17조7000억원이었지만, 20년 만에 12.5배로 성장한 것이다. 숲의 공익적 가치를 분야별로 보면 ‘온실가스 흡수·저장’이 75조원(34.2%)으로 가장 많았다. 산림경관(28조4000억원·12.8%), 토사유출방지(23조5000억원·10.6%), 산림휴양(18조4000억원·8.3%), 수자원을 머금는 기능(18조3000억원·8.3%) 등의 순이다. 국민 1인당 숲으로부터 받은 혜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428만원에 이른다. 숲가꾸기 실시 이후 국내 산림이 가진 목재의 양(임목축적)은 1990년 ㏊당 50㎥에서 2015년 148㎥로 증가하는 등 경제성이 높은 숲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나무 심기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018년 기준 산림의 탄소흡수량은 연간 4560만t으로 국가 총배출량의 6.3%를 상쇄했다. 문제는 산림 노령화 비율이 지난해 10%에서 2030년 33%, 2050년에는 72%에 달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산림청은 ’2050 탄소 중립 산림 부문 추진전략'을 통해 2050년까지 나무 30억그루를 심는다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 올해부터 30년간 연간 1억그루씩 심는 셈이다. 국내 산림에 26억그루, 도시 숲 가꾸기 등으로 1억그루, 북한에 3억그루를 각각 심을 계획이다. ‘베고-쓰고-심고-가꾸는’ 산림자원의 선순환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우선 올해 나무 4800만그루를 심고 점차 늘려 연평균 1억그루씩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경제림 육성단지를 중심으로 낙엽송, 편백 등을 집중 육성한다. 탄소 흡수 능력이 우수한 백합, 상수리나무 등 활엽수 조림도 확충한다. 산림청은 나무 30억그루를 심게 되면 탄소 3400만t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산림 분야 일자리 창출도 산림청이 주력하는 분야다. 지난해 공공 부문 산림 일자리와 디지털·숲치유 등 신규 수요를 반영한 일자리 1만6000여개를 만들었다. 산불·산사태·병해충 등 3대 산림재해 예방과 산림휴양 등 산림복지 수요와 연계한 일자리를 늘렸다. 올해는 일자리 2만5000개 이상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 산림자원을 활용하는 주민사업체와 지역공동체 중심의 산림비즈니스를 집중 육성한다. 현재 35개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144개 지역공동체를 육성 중이다. 이 중 28개는 협동조합 등으로 창업했다. 올해는 전국에 50개 내외 지역공동체를 신규로 육성한다. 산림복지시설도 2019년 전국 700개에서 올해 747개로 늘린다. 국립자연휴양림을 도시민이 접근하기 쉬운 곳에 조성하고, 주변 마을공동체 특산물판매장도 확대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AI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한 산림정책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산불 대책이 대표적이다. 산림청은 GIS 기반 산불확산예측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첨단 장비가 탑재된 지휘차를 도입해 현장 지휘를 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산불 예방 드론감시단도 운영 중이다. 등산로·탐방로·국가지도 데이터를 GPS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로 융합한 등산로 앱 서비스도 개발했다. 인공위성이나 드론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 등을 산림데이터로 융합하는 ‘디지털 산림관리 플랫폼’을 이르면 2023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미세 먼지 대책도 적극 추진한다. 도심 외곽에 미세 먼지 저감숲 1068ha, 미세 먼지 주요 발생 원인 산업단지 주변에 미세 먼지 차단숲 156ha를 조성한다. 도심 녹색 공간으로 바람길숲 17곳, 생활밀착형숲 34곳, 무궁화동산 17곳, 자녀안심그린숲 50곳, 복지시설 나눔숲 34곳을 조성할 예정이다. 산림치유시설을 2023년까지 21곳으로 늘려 서비스를 강화한다. 산림청은 지난 50년 동안 조림 및 육림시대를 거쳐 이제는 목재 생산·이용이 본격화되는 ‘영림시대’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산림청은 앞서 공익직불제를 시행 중인 농업 및 수산 분야처럼 임업직접지불제 도입도 추진한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임업경영 중심으로 개정, 산림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