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절실하게 호소한 게 ‘이제는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큰 물꼬를 바꾸지 못했다는 점은 안타까워요.”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이 내달 퇴임을 앞두고 지난 18일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재임 기간 소회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규제를 없애는 것을 디폴트(기본값)로 하고, 규제를 왜 존치해야 하는지 입증해야 맞는데 지금은 반대”라며 “우리가 상상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기술과 사업들이 태동하는 시대에, 그런 법과 제도로는 도저히 미래를 담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우리 청년 창업가들에게 이런저런 규제로 (신사업이) 안 된다는 얘기를 하다 보면 미국·유럽의 청년들은 듣지 않아도 될 말을 우리 젊은이들은 왜 들어야 하나 싶어서 정말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2013년 8월 손경식 전임 회장의 잔여 임기를 물려받아 회장에 취임한 후, 두 차례 연임하며 7년 8개월 재임했다. 그는 지난해 상법개정안·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반(反)기업법을 통과시킨 국회에 대해 “애증의 관계”라고 했다. 박 회장은 “(법률 개정 때) 줄기차게 요구한 게 공청회를 열어 모든 이슈를 테이블 위에 놓자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국회는 그렇게 할 생각이 없었던 거 같다”고 했다. 공청회를 열었지만, 국회가 원안에 거의 가깝게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차기 회장으로 추대된 SK그룹 최태원 회장에 대해 박 회장은 “처음으로 4대 그룹의 총수가 상의 회장을 맡는 만큼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내가 중견·중소기업에 집중하느라 소홀했던 대기업의 목소리를 최 회장이 함께 반영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