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처벌 규정을 일부 완화하고 소상공인을 처벌 대상에서 제외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오는 8일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합의했지만, 재계는 여전히 처벌 수위가 높고 경영자의 책임 범위가 불명확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법 제정이 불가피하다면 “과잉 처벌과 기업 활동 위축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상의, 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단체 10곳은 6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법 제정에 대한 경영계 마지막 읍소’라는 제목의 공동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경영계가 그동안 중대재해법 제정 중단을 여러 차례 호소했지만, 여야가 제정에 합의한 데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법 제정 때 사업주 형량과 책임 범위 등과 관련한 재계 입장을 반드시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대재해법을 시행하면 중소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며 “작년 중소기업의 63%가 매출 감소를 겪는 상황에서 이 법이 제정되면 중기·소상공인은 더 이상 버틸 힘마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우선 사업주 형량과 관련해 ‘하한 규정’을 ‘상한 규정’으로 바꾸어 달라고 요구했다. 징역형 관련 내용을 ‘년 이하’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여야는 산업 재해 사망 사고 발생 때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 등에게 ‘1년 이상 징역형’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형을 선고하는 쪽으로 협의 중이다. 사업주라는 이유만으로 사고에 대한 책임 범위와 무관하게 과도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우려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산업 재해를 줄이기 위해선 정부 노력도 필요한데 우리(기업)에게 모든 걸 요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또 사업주 처벌은 일회성이 아닌 ‘반복적 사망 사고’로 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반적 산업 재해에 관한 처벌은 이미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받고 있는 만큼, 반복되는 사망 사고에 대해서만 중대재해법을 적용해 달라는 것이다. 김상수 건설협회장은 “사업주가 지켜야 할 의무 규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의무를 다했을 때는 면책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