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현대차는 최근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면서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차 제공

친환경차·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미래 자동차 시대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넘어선 새로운 제품, 제조 기술,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완전한 자율주행과 사물통신을 통한 커넥티드 서비스 저변이 확대되고 고도화되기 위해서는 최첨단의 인지·제어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로봇 기술은 각각의 부품을 완벽하게 제어해야 하는 것은 물론 주변의 상황 변화 등을 즉각 감지·대응하는 각종 기술이 융합된 영역으로 미래 모빌리티 및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와의 폭넓은 시너지가 기대된다. 물류·서비스 등 각종 산업으로의 확장도 용이하다.

현대자동차그룹 또한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 기업 가치 제고,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로보틱스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1일 총 11억달러 가치의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배 지분을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분 20%를 보유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정의선 회장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정의선 회장의 지분 참여는 그룹이 앞으로 본격화할 미래 신사업에 대한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분야의 폭넓은 활용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인수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각 분야별 다수의 기업과 협업하거나 여러 기업을 인수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로봇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조기에 구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대차 제공

정의선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로보틱스 기술을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함께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인류의 행복과 이동의 자유,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 가치 실현을 위한 새로운 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 모빌리티 설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역량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보틱스 기술이 더해져 미래 모빌리티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령화, 언택트로 대표되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안전, 치안, 보건 등 공공 영역에서도 인류를 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로봇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고령화 등으로 노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코로나 팬데믹에 따라 경제·사회 활동 전반이 콘택트(Contact)에서 언택트(Untact)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어 로봇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산업 현장에서는 제조 로봇을 비롯해 물류 운송 로봇 등이 널리 활용되는 상황이다. 간단한 안내 및 지원, 헬스 케어뿐 아니라 공사 현장, 재난 구호, 개인 비서 등 분야에서의 서비스 로봇 수요도 향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017년 245억달러 수준의 세계 로봇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22%를 기록, 올해 444억달러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에 의한 경제·사회적 패러다임 전환으로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는 32%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해 1772억달러 규모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