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인식 아래 생존을 위한 치열한 변화와 혁신을 준비해왔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이전의 경영 방식을 고수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7월 “코로나와 함께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내년 말까지 계속될 것 같다”며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너무 위축되거나 단기 실적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본업의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롯데는 소비 트렌드와 라이프 스타일, 산업구조의 변화를 분석하고 이에 신속하게 대응하며 지속 성장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젊고 혁신적인 CEO 전진 배치, 위기 정면 돌파
롯데그룹은 지난 11월 롯데지주를 비롯해 유통·식품·화학·호텔 부문 35사 계열사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임원 인사는 예년 대비 약 한 달 앞당겨져 실시됐다. 코로나 등으로 국내외적으로 매우 불확실해진 경영 환경에 대비해, 내년도 경영 계획을 조기 확정하고 실천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는 50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을 대표이사로 대거 등용했다. 또한 신규 임원 대부분을 40대가 차지했다. 이는 시장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성장 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낼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임원 직급 단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부사장 직급의 승진 연한이 폐지됨으로써, 1년 만에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게 됐다.
◇신동빈, “ESG 경쟁력 강화” 주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울산 석유화학공업단지 내 롯데정밀화학 공장을 방문했다. 지난달 중순 귀국 이후 첫 공식 행보다. 신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코로나 사태와 기후변화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친환경적인 고부가 소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선제적인 안전 관리를 당부했다.
롯데정밀화학은 그린 소재인 셀룰로오스 계열 제품에 총 1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1150억원 규모의 건축용 첨가제 메셀로스 공장 증설, 239억원 규모의 식의약용 제품 ‘애니코트’ 공장 증설이 끝난다. 2022년 상반기에는 370억원 규모의 식의약용 제품 추가 증설도 완료할 계획이다. 또 친환경 촉매제인 요소수 브랜드 ‘유록스’의 개발·판매도 강화하고 있다. 요소수는 디젤차의 SCR(선택적 촉매 환원) 시스템에 쓰이는 촉매제로, 배기가스의 미세 먼지 원인 물질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해 대기환경 개선에 큰 도움을 준다. 유록스는 요소수 시장점유율 약 50%를 유지하는 등 12년 연속 국내 판매 1위를 이어오고 있다.
롯데케미칼, 롯데BP화학도 생산설비 증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롯데그룹 화학 3사 간 시너지가 기대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말 울산공장 PIA(고순도이소프탈산) 설비 증설에 500억원을 투자하며 고부가 제품 일류화를 추진하고 있다. PIA는 도료, 불포화 수지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고부가 제품이다. 롯데BP화학 또한 1800억원을 투자해 초산과 초산비닐 생산공장을 증설했다.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생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