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설립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분양보증을 통해 주택사업자들에게는 건설 자금을 원활히 조달하고, 서민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HUG 본사가 있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주택도시보증공사 제공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각종 보증업무 및 정책사업의 수행과 기금의 효율적 운용·관리를 통해 국민의 주거복지 증진과 도시재생 활성화를 지원함으로써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목적에서 1993년 4월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이다. 처음 ‘주택사업공제조합’으로 출발한 공사는 외환 위기를 겪으며 1999년 6월 공적 기능을 강화한 ‘대한주택보증주식회사’로 전환했고, 2015년 1월 주택도시기금법이 제정되면서 같은 해 7월 HUG로 새로 출범했다.

HUG의 설립 배경은 정부의 정책사업과 관련이 깊다. 1990년대 경제발전으로 산업화·도시화가 심화함에 따라 주택난은 사회적으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대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주택건설 200만호' 계획을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 주택건설 시장은 건설업 면허개방에 따른 건설업체 증가, 이에 따른 미분양물량이 늘어나며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분양계약자들의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주택건설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인 선분양 제도하에서 주택공급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주택건설촉진법'을 마련했고, 정책 수행을 위해 HUG의 전신인 주택사업공제조합을 설립했다.

◇ 분양보증 통해 안정적 주택 공급 지원

HUG는 분양보증을 통해 주택사업자들에게는 건설 자금을 원활히 조달하고, 서민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분양보증이란 건설사 등 주택사업자가 부도·파산 등의 사유로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될 경우, 당해 주택에 대한 분양의 이행 또는 납부한 계약금 및 중도금의 환급을 책임지는 보증이다. 주택 30가구 이상을 선분양할 때 분양 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법률로 가입이 의무화돼 있으며, 주택사업자는 분양사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분양보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HUG는 국내 유일의 분양보증 전담기관이다. 1993년 설립 이래 올해 10월까지 602만 가구(약 1028조원)에 대한 분양보증을 통해 안정적으로 주택 공급을 지원했다. 또 같은 기간 862개 사업장, 33만 가구에 대한 보증이행을 통해 분양계약자를 보호하며 많은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HUG는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분양보증을 통해 안정적 주택 공급을 도왔다. 2007년 9월 시공사인 세종건설의 부도로 공정률 32%에서 공사가 중단돼 그해 12월 분양보증 사고가 발생했던 서울 동선동 세종그랑시아 사업장은 HUG의 분양보증 이행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당시 시공사는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으나 공사를 포기했다. 하지만 분양계약자에게 보증이행방법 선택을 문의한 결과, 계약자 3분의 2 이상이 승계 시공사 선정을 통해 시공을 마무리하길 원했다. HUG는 2008년 3월 승계 시공사를 선정해 이듬해 9월 무사히 시공을 완료했다. HUG는 이 과정에서 분양계약자가 불안하지 않도록 사업장 정보를 수시로 제공하고 고객 간담회를 통해 소통을 확대하는 한편, 입주 전 품질 점검 시스템 구축을 통해 분양계약자의 신뢰 확보에 노력을 기울였다.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지방 주택경기가 침체했던 지난해, 지방 중소 시공사인 흥한건설의 경남 사천 흥한에르가 2차 사업장이 시공사의 회생절차 신청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당초 계획보다 공사가 부진해 보증사고 사업장으로 처리됐는데, HUG는 불안한 분양계약자를 위해 신속히 보증이행 업무 설명회를 열고 분양보증 이행방법·절차 등에 대해 안내했다. 결과적으로 분양계약자 3분의 2 이상이 환급을 원해, 분양계약자는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었다. HUG는 분양보증료 수입을 재원으로 경기 불황기에 동시다발적인 분양보증 이행을 위해 현재 7조1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HUG는 분양보증 업무와 함께 주택시장에 어려움이 생겼을 때 정부의 주택정책과 함께 시장 리스크를 완화하는 간접적 기능도 수행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분양 증가로 건설사의 유동성 문제가 대두하자 그해부터 2013년까지 환매조건부 미분양매입 사업을 통해 건설사에 총 3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며 피해를 최소화했다.

◇ 코로나 위기에 발벗고 나선 HUG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함에 따라 HUG는 앞으로 금융시장과 주택시장의 불안정성에 대비하고 있다. 국내외 거시경제 동향 및 주택경기 변동에 촉각을 세우며 분양보증 발급 시 철저한 보증심사를 하고, 발급 후에도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보증관리 혁신의 일환으로 분양계약자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국민공모로 선정한 10개 사업장의 드론 촬영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서비스 대상 사업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7월엔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 위축에 대응하고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택 공급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분양보증의 보증료율을 올 연말까지 50% 인하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시행 후 4개월이 지난 10월 말까지, 보증료 607억원을 할인했고 보증가입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어났다. 이 보증료 할인은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고 시장 상황에 따라 내년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공사는 저소득층과 고령자 등 주거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분양보증 사고 이후 즉시 환급하도록 보증이행 절차를 간소화했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이행 절차가 2개월 줄어들었다. 공공임대주택 부도 등 주택임대 보증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엔 HUG 직원을 비롯해 임차인 대표를 포함한 전담팀을 구성해서 적극적인 의견 수렴과 신속한 보증이행을 실시, 임차인에 대한 보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HUG는 분양보증이 지난 30년 넘게 대량의 주택 공급 지원과 분양계약자 보호에 기여를 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주택사업자와 분양계약자의 만족을 위해 소통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제도 개선으로 분양보증의 공공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