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을 다시 시작한 한진칼과 3자연합(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이 연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오전 KCGI가 “한진그룹과 산업은행은 재판부와 국민을 오도하지 말고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보도자료를 내자 이날 오후 한진칼도 보도자료를 통해 “심각한 사실 왜곡과 거짓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KCGI는 앞서 지난 17일 산업은행을 배정 주체로 하는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신주발행을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32차 한미재계회의 총회 2일차'에 참석해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공로패를 전달받은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11.18. yesphoto@newsis.com

한진칼은 “가처분 인용 시 대안은 없으며, 인수 무산의 모든 책임은 KCGI에 있다”면서 “연말까지 아시아나항공에 자본확충이 되지 않을 경우 자본잠식으로 관리종목 지정이 되는 것은 물론, 면허 취소까지 발생하는 등 심각한 상황임을 간과하고 있다. 이럴 경우 대규모 실업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인수 절차가 이뤄지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지분 유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산업은행이 통합절차의 건전한 견제와 감시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칼은 “경영권 보장 계약을 체결하고 이면합의를 했다는 KCGI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이며, 이는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면서 “KCGI는 경영권 보장, 이면 합의를 운운한 근거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합의서 내용은 경영권 보장이 아닌 항공산업의 통합을 토대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감시 조항으로 이뤄져 있다”며 “산업은행은 항공산업 구조 개편 작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독립적 의결권 행사를 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고 했다.

또한 “KCGI의 주장과는 달리 산업은행은 한진칼 및 항공사 통합의 주체인 대한항공에 대해 동일하게 사외이사, 감사위원 선임의 권리를 갖고 있다”며 “진에어의 경우 사전 협의 및 동의권을 바탕으로 견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한진칼은 지주사로 이를 통해 통합과정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 한진칼과 대한항공 모두 산업은행에 대한 동의 및 사전 협의 규정을 준수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 등을 토대로 볼 때 KCGI의 ‘감독포기’를 운운하는 것은 사실도 모르고 하는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주주의 지위에서 경영감시는 단순히 채권자의 지위에서 회사 경영 견제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산업은행이 이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에 4.8조원의 정책자금을 투입한 상황에서, 책임있는 역할 수행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항공산업 구조 재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주주로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항공사업 관련 일반적인 경영사항은 대한항공의 자율성을 보장한다고 강조했고, 건전한 감시를 통해 원활한 통합을 지원하는데 이번 투자의 목적이 있다고 여러차례 밝혔다.

이어 "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산업의 재편을 통한 ‘생존’이 목적이며 경영권 방어 때문이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KCGI의 주장은 주식회사에서 타 기업을 인수하는데 경영층의 사재 출연이 필요하다는 비상식적 요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부실항공사 통합이 절박하다면서 구조조정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KCGI의 주장은 반대로 통합 후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진칼은 반박했다. 한진칼은 “KCGI는 일본항공(JAL) 회생을 모범사례로 제시해왔는데, 실제 일본항공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약 수조원의 채무면제와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전체 인력의 34%에 해당하는 1만6000여명의 인력이 대량 해고된 바 있다”면서 “KCGI는 일본항공의 경우와 같은 고통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인지에 대해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칼은 “KCGI의 이와 같은 주장을 미루어볼 때, KCGI 본인들이 전형적으로 시세 차익만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의 전형이라는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자회사 직원들을 포용할 것이라고 표명했고, 이는 최고경영층의 공식적인 언급을 통해서도 재확인한 바 있다며 실제 겹치는 간접인력 일부는 자연감소 및 직무 전환 등으로 충분히 유지 가능하다고 했다.

끝으로 “존폐 위기의 항공산업이 처한 시급성을 감안해 진행된 이번 인수 절차를 ‘투기자본행위’로 모는 KCGI의 주장은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이 어찌되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이기적인 행태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