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트램 구상도. 대전은 2025년 국내 최초로 트램을 개통한다.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가 지난 9일 ‘뉴딜을 통한 지역이 강한 나라’를 주제로 개막했다.

박람회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충북도 등 17개 시·도가 함께 주최했다. 애초 박람회는 충북 청주에서 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여파에 따라 온라인(koreabalance.kr)으로 열렸다. 박람회에선 △한국판 뉴딜 지역 사업 △자치단체 주도형 뉴딜 사업 △공공기관 주도형 뉴딜 사업 등 지역 균형 뉴딜 사업 성공 사례 등이 소개됐다.

균형발전박람회는 2004년 부산을 시작으로 해마다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지역 박람회로 올해가 17번째다. 정부는 물론 학계와 전국의 지역 혁신활동가들이 모여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정책을 논의하고, 지역 혁신 사례를 공유하며 지역 정책을 홍보하는 등 국민 소통의 장으로 매년 개최됐다. 올해는 9월 청주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하게 됐다. 박람회 홈페이지는 12월 말까지 계속해 콘텐츠가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정부는 균형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24조원 규모의 균형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역 인재 채용과 기업 유치를 확대해 혁신 도시의 지역 거점 기능 강화도 꾀하고 있다. 균형발전박람회는 균형발전의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다.

작년 말 수도권의 인구 비중이 50%를 넘어서면서 지방 인구는 감소하고 지역의 활력이 감소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가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상황과 코로나 이후 사회적 변화에도 대비하기 위해 국가 발전 전략으로 정부는 한국형 뉴딜 종합 계획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0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가 열린 충북 청주 문화제조창C의 전경. 이곳은 담배를 만들었던 연초 제조창이었지만 현재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애초 오프라인 박람회가 개최될 예정이었던 청주 문화제조창 C는 과거 3000여명이 연간 100억 개의 담배를 생산하던 국내 최대 담배공장이었다. 연초제조창이 문을 닫고 장기간 방치돼 도시 흉물화하던 이곳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공예클러스터, 문화교육센터 등 시민의 새로운 휴식공간과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번 박람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만큼 개막식도 온라인을 통해 사전 촬영 영상으로 진행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충청북도지사, 청주시장, 정무수석의 개회사, 환영사, 축사, 기념사 등을 사전 녹화해 공개했다. 김사열 균형발전위원장은 개회사에서 “2020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는 뉴딜을 통한 지역이 강한 나라라는 주제로 한국판 뉴딜 정책과 지역균형 뉴딜 정책에 대해 비대면으로 국민에게 접속 및 홍보를 강화하기 위한 첫 온라인 박람회”라며 “지역균형 뉴딜을 통해 모두가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더욱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는 국민들의 참여와 공감에 초점을 맞췄다. 약 50여명의 청년과 균형발전위원장이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사람 중심의 균형발전과 지역균형 뉴딜을 주제로 교육과 일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개막식에서는 도시재생의 성공 모델이 된 문화제조창을 소개하고 지역 뉴딜을 통해 한국형 뉴딜 정책의 비전을 보여주는 주제 영상과 경북 문경의 청년기업 창업 사례를 다큐 형태로 제작한 균형발전정책의 홍보 영상이 상영됐다.

한국판 뉴딜에 투자되는 비용은 약 75조원에 이른다. 각 지역의 특색을 감안해 지자체가 주도하는 지역균형뉴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어떤 지역에서 어떤 특징을 갖고 어떻게 발전하며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해답은 지역균형뉴딜관에서 찾을 수 있다. 지역균형뉴딜관은 웹페이지로 만나는 디지털 전시관과 온라인 전시 투어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시도 브랜드, 주요 사업들이 소개돼 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그리고 사회안전망 등으로 나뉜 18개 시도의 강점과 특색을 지역균형뉴딜관에서 만날 수 있다.

개최지인 충북 전시관의 경우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등 4차 산업에 쓰이는 최첨단 차세대 반도체 시스템이 전시됐다.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기술, 바이오산업, 반도체 산업 등의 발달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인구 유입 증가 등 충북 지역균형발전상을 만날 수 있다.

부산 영도 깡깡이 마을 건물 벽에 미술 작품이 그려져 있다. 2016년 시작된 문화 예술형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나라 근대 조선 산업의 발상지’에서 ‘예술문화마을’로 새롭게 태어났다(왼쪽). 광주테크노파크에 입주한 기업인 넷온이 개발한 인공지능 안면인식 열화상 카메라. 유망 벤처기업들이 광주테크노파크에 입주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인공지능 중심 도시 광주 전시관에서는 디지털 뉴딜의 미래 변화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AI 집적단지와 데이터, 기술, 인력 등의 자원과 데이터센터, 실증기반시설 등 인프라를 중심으로 광주형 ‘디지털 뉴딜’ 추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인공지능 안면인식 시스템도 전시됐다.

현재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소충전소와 수소 전기차를 보급하고 있는 디지털 뉴딜의 핫플레이스 울산광역시 전시관에는 주력사업인 수소 모빌리티가 전시돼 있다.

대구광역시는 페놀사건을 계기로 가정과 공장에 안전한 식수와 산업용수를 공급하는 물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왔다. 대구 국가 산업단지에 유치한 ‘국가 물 산업 클러스터’와 복합문화공간 디 아크 등을 소개했다.

대전광역시는 그린뉴딜관에 2025년 국내 최초로 개통하는 트램을 전시했다. 트램은 사람 중심의 경제적, 친환경적 교통수단으로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촉진하고 특색 있는 도시 재생을 가능하게 하는 교통수단이다.

부산은 ‘변화와 혁신의 도시 부산’을 주제로 꾸몄다. 근대 조선 산업의 발상지였던 영도 깡깡이 마을을 예술마을로 변화시킨 도시 재생 사업이 전시돼 있다.

서울의 사회안전망관에는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찾동’과 창고를 리모델링한 전국 최대 공공헌책방, 빛·영상·음악이 결합된 미디어 아트 행사 ‘서울 라이트’가 전시돼 있다.

서울시 잠실 철교 아래 비어 있는 대형 창고를 리모델링해 만든 ‘서울책보고’. 서울시와 서울도서관은 지난해 3월 송파구 신천 유수지의 옛 암웨이 창고를 리모델링한 ‘서울책보고’를 개관했다. /균형발전위원회 제공

공공혁신뉴딜관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전시관도 마련됐다.

이번 박람회에는 시군구의 균형발전 우수 활동 사례도 소개됐다. 광주광역시 광산구는 코로나로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 자영업, 골목상권,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경제활력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밀양은 국내 유일의 나노융합 국가 산업단지를 소개했다.

서울 강동구는 고덕비즈밸리 등 투자 유치 성과를 소개했다. 강동구는 이를 통해 경제효과 9조5000억원, 고용 창출 3만8000명 등 지역경제 활성화 성과를 거뒀다.

코로나로 인해 불가피하게 온라인 박람회로 열리게 됐지만, 이번 박람회는 앞으로 다가올 언택트 시대에 대비하는 새로운 실험의 장이 됐다. 리포터가 대신 경험해 보는 온라인 전시 투어는 리포터가 각 부스를 방문해 전시 운영팀과 함께 콘텐츠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간접 경험 프로그램이라 인기가 높다. 온라인 박람회 홈페이지에 접속해 퀴즈를 풀고 정답을 제출하면 음료 기프티콘을 주는 이벤트도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