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21대 국회 6대 상임위(법사위, 정무위, 기재위, 산업위, 환노위, 국토위)에서 발의된 법안을 전수 조사한 결과, 54개 법률에서 117개의 기업(인) 처벌이 신설·강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21대 국회 6대 상임위에서 발의된 기업(인) 처벌법안 중 신설은 38개 법률 78개 조항, 강화는 26개 법률 39개 조항으로 조사됐다. 상임위원회별로 보면, 정무위 소관법률 관련조항이 41개로 가장 많았고, 법사위(22개 조항), 환노위(19개 조항)가 뒤를 이었다.
◇징역 최대 17년→102년, 벌금 최대 5.7억 원→2066.2억 원으로 증가
징역형과 관련된 조항들을 강화와 신설로 나누어 조사한 결과, 강화된 징역은 현행 17년에서 33년으로 약 1.9배로 나타났다. 신설된 징역형은 69년으로, 강화·신설 법안이 전부 통과된다고 가정하는 경우 징역은 최대 102년으로 조사됐다. 이는 현행 대비 6배 증가한 수치이다.
강화되는 벌금의 경우, 현행 5.7억 원에서 11.8억 원으로 약 2.1배 증가하며, 신설된 벌금은 약 2054.4억 원에 이르렀다. 법안이 모두 통과된다면, 벌금은 약 2066.2억 원으로 현행 대비 362배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관 위원회별로는 기업범죄 처벌법안, 중대재해 처벌법안, 공익법인 활성화 법안 등 제정안이 많은 법사위 소관 법률에서 징역 26년, 벌금 2036.3억 원이 증가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과징금 연 매출액의 최대 35% → 87%로 증가
과징금의 경우 6대 상임위에 발의된 법안이 모두 통과된다면, 과징금 상한의 합산은 기업 매출액을 기준으로 현행 최대 35%에서 87%로 약 2.5배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징금은 정무위에서 15건으로 가장 많이 신설·강화되었으며, 특히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의 경우 과징금을 일괄적으로 2배 상향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규정도 모호한 기업범죄에 2000억 원 벌금 등 과잉처벌 우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을 살펴보면 기업에서의 인명사고에 대해 경영책임자와 기업의 형사책임을 물어 사망 시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10억 원 이하의 벌금, 상해 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때 ‘중대재해란 산업재해 중 사망 등 재해정도가 심하거나 다수의 재해자가 발생한 경우’라고 규정해 정의가 모호해, 기업에 대한 과잉처벌의 우려가 있다.
‘기업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에서는 의사결정자가 기업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그 의사결정자를 벌하는 외에 해당 기업에게도 연간 매출액의 100분의 10의 범위 또는 2,00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 때, 기업범죄의 범위에는 외환, 금융, 재정, 증권, 부정경쟁범죄 등 대부분의 내용이 포함되기 때문에, 범위가 과도하게 넓고 기준이 모호해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연 매출액의 10% 이내 또는 2000억 원 이하의 벌금 액수는 기업의 존폐를 결정할 정도로 과도하다.
전경련 유환익 기업정책실장은 “코로나로 인해 세계경제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인)에 대한 불합리하고 과도한 처벌은 시류에 역행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