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소전기 트럭 업체 니콜라가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니콜라 논란을 예의주시하는 국내 기업이 있다. 한화다. 왜 그럴까.

◇니콜라 논란에 한화 떨고 있나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2018년 11월 니콜라에 투자했다. 1억달러를 투자해 니콜라의 지분 6.13%를 확보했다. 지난 6월 니콜라가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한화가 보유한 니콜라의 지분가치는 7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니콜라 수소 전기 픽업트럭 배저

한화의 공격적인 투자는 탄탄대로를 달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지난 10일 공매도 전문기관인 힌덴부르크 리서치가 “니콜라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내는 등 니콜라를 둘러싼 악재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니콜라 주가는 급락했다. 니콜라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은 결국 지난 20일 회장직에서 사임했지만, 상황은 반전되지 않았다. 이후에도 밀턴이 다른 디자이너에게 구매한 트럭 디자인을 마치 자신이 직접 설계한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는 주장과 그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픽=김현국

월가에서는 니콜라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한화는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한화는 당분간 니콜라 주식을 팔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1월까지 주식 매매가 제한된 의무 보호 예수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화는 니콜라에 단순 투자자 자격이 아니다. 한화가 니콜라 이사회의 멤버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례적으로 오너가까지 내세운 한화

한화에 당장 손해가 발생하는 건 아니다. 니콜라 주식이 폭락을 거듭해 주당 20달러 밑까지 떨어졌지만, 한화는 당시 4~5달러 수준에서 주식을 매입했기 때문이다. 손해가 날 지점까진 아직 여유가 있는 셈이다. 더욱이 국내 재계 순위 7위인 한화그룹 입장에서 니콜라에 투자한 1억 달러가 그룹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큰 금액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한화 안팎에선 니콜라 투자가 이대로 계속 문제가 생길 경우 실적 외의 리스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한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이자 향후 한화의 3세 경영을 책임질 것으로 알려진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관여돼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한화는 지난 6월 8일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니콜라 투자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보도자료에는 지난 2018년 당시 한화큐셀 영업총괄 전무였던 김동관 사장이 니콜라 투자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 사장은 니콜라 창업자 밀턴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고 한다. 한화는 보도자료에 “김 사장과 밀턴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고 적기도 했다. 당시 재계에선 오너가의 행보를 전면에 내세운 한화의 모습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신임 사장. /한화

니콜라 투자건이 한화에 또 다른 리스크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전략 차원에서다. 한화 주요 계열사는 니콜라 상장을 계기로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었다. 실제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권한을 갖고 있고,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콜라가 시장의 우려대로 몰락하게 될 경우 한화도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꿈을 수정해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화는 니콜라가 나스닥에 상장해서 승승장구할 때와 달리 설상가상 악재가 터지가 있는 상황에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