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델들이 ‘삼성봇 셰프’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봇 셰프’는 로봇 팔에 다양한 도구를 바꿔 장착함으로써 식재료를 자르고 섞거나 양념을 넣는 등의 요리 보조 기능을 지원하며, 레시피를 다운로드받아 필요한 작업을 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제공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전 세계 산업계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선제적인 투자로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5월 경기도 평택에 새로운 파운드리 생산 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6월에도 4차 산업혁명 도래와 5G(5세대 이동통신) 보급에 따른 중장기 낸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평택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추가로 구축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8월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 공장은 연면적 기준으로 기존 세계 1위였던 평택 1라인(11만9000㎡)을 앞선다. 이곳에선 업계 최초로 나노(nm·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수준의 초미세공정으로 반도체 회로를 제작하는 기술(EUV·극자외선)이 적용됐다. 이번에 생산한 모바일 D램은 기존 스마트폰용 모바일 D램과 비교해 데이터 처리 속도가 16% 빠르다. 삼성전자는 이번 D램 양산을 시작으로 평택캠퍼스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반도체 초격차를 달성하고 미래 반도체 시장 기회를 선점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203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 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 들어 부쩍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직접 현장에서 임직원들 이야기를 들으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응과 미래기술 준비 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6월 23일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가전사업부문 주요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의 신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제품 개발 현황 등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19일에는 경기도 화성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반도체부문 사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반도체 미래전략을 점검했다. 그 직전에도 반도체와 제품 부문 사장단과 릴레이 간담회를 갖고 위기 극복 전략을 점검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에도 수원에 있는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라며 혁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삼성은 2018년 8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AI, 5G, 전장용 반도체 등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약 25조원을 투자해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세계 각국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해 AI 관련 선행연구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한국,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 5국에 7개의 AI 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AI 연구를 개척한 세계적 석학 승현준 교수를 삼성전자 선행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에 내정하는 등 AI 핵심 인재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이 부회장이 지난 5월 ‘뉴삼성 비전’을 발표하며 회사의 미래를 위해 외부의 유능한 인재를 적극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이뤄진 첫 영입 사례다.

5G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2019년 4월 대한민국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이어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국가 통신사들에 5G 상용화 장비를 앞장서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1위 사업자 버라이즌과 역대 최대 규모인 7조9000억원(66억4000만달러)의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5G 리더십을 확인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룬 자신감을 바탕으로 6G(6세대 이동통신) 기술 미래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통신 기술 비전을 담은 ‘6G 백서’를 공개했다. 미래통신 기술을 연구하는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해외 연구소,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들과 협력해 6G 통신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 개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