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인식 아래 생존을 위한 치열한 변화와 혁신을 준비해왔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이전의 경영방식을 고수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초, 이러한 경영 환경 속에서 위기감을 갖고 스스로 시장의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롯데는 그룹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을 위한 내부 혁신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월 신 회장은 “코로나와 함께하는 시대가 내년 말까지 계속될 것 같다”며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너무 위축되거나 단기 실적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본업의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롯데는 소비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 산업구조의 변화를 분석하고 이에 신속하게 대응하며 지속 성장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DT)을 가속화하고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5월 전 그룹사 대표이사 및 기획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 전과 후’라는 제목의 사내용 도서를 제작해 배포했다. 코로나가 야기한 변화에 대한 임직원들의 인식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 발행한 도서다.
롯데케미칼은 첨단소재사업 내에 디자인 테크 부문을 만들었다. 이 부문에는 엔지니어를 비롯해 산업 디자이너, 소재 연구원 등의 전문 인원이 유기적으로 협업한다. 이러한 인재들을 롯데케미칼 내에서는 디자이너(Designer)와 엔지니어(Engineer)를 합성해 ‘디자이니어(Designeer)’로 부른다고 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충북 진천군 초평 은암산업단지에 3000억원을 투자해 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정보통신은 경기도 안성에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롯데는 이곳에 5년간 122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세종시에서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는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한편,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롯데는 지난 6월 채용 공식 유튜브 채널에 DT·IT 분야 신입·경력 구직자들을 겨냥한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롯데는 DT·IT 인재를 제때 확보하기 위해 지난 5월 면세점 빅데이터 직무 수시전형 모집을 시작으로 상시 채용에 나섰다. 하반기에는 국내 대표 온·오프라인 프로그래밍 전문 교육기관인 ‘멋쟁이 사자처럼’과 연계한 ‘아이디어·해커톤’과 그룹 차원의 ‘DT 공모전’이 예정돼 있다.
일하는 방식도 바꾸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 5월 25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 1회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근무 환경의 변화를 일시적인 것이 아닌 장기적인 트렌드로 인식하고,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 변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롯데 관계자는 “새로운 근무 환경에 직원들이 빠르게 적응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롯데면세점, 롯데케미칼 등 계열사들도 회사별 특성에 맞춰 주 1회 정도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신동빈 회장은 “근무 환경 변화에 따라 일하는 방식도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며 “업종별, 업무별로 새로운 근무 환경에서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지주는 7월 1일부터 근무 복장 자율화도 시작했다. 롯데케미칼, 롯데컬처웍스, 롯데멤버스 등 일부 계열사는 이미 시행해 온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