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가 원하면 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근로시간 단축 제도’가 올해부터 시행됐지만 기업 10곳 가운데 7곳은 이 제도를 신청한 근로자가 1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시간 단축은 가족 돌봄, 학업, 건강 문제, 은퇴 준비 등을 이유로 근로자 본인이 스스로 일하는 시간을 줄이겠다고 신청하면, 회사가 의무적으로 들어줘야 하는 제도다.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도입됐다.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급여가 줄어든다.
고용노동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근로시간 단축제도 활용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부산대 연구팀에 용역을 줘서 5인 이상 민간 사업장 550곳의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지난 7월 기준 근로시간 단축제도 활용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것이다.
조사 대상 가운데 올해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300인 이상 기업(305곳)의 경우 신청자가 있는 기업은 27%(81곳)에 그쳤다. 신청 사유별로는 가족 돌봄(87%)이 가장 많았고, 본인 건강(7%), 학업(5%), 은퇴 준비(0.3%) 등의 순이었다. 여성(72%)이 남성(28%)보다 1.6배 많았다.
활용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인사 담당자들의 답변은 ‘임금이 줄어들기 때문일 것’이 절반(50%)을 차지했다. ‘동료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 20%로 다음이었다. 근로시간을 줄이면 월급이 줄어드는 데다, 동료들에게 부담을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날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는 전국 19~55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연차·병가 사용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40%가 법정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연차 사용에 제약이 있다’는 응답은 정규직(33%)보다 비정규직(50%)이 높았다. 조사에 따르면, 한 콜센터 직원은 “하루에 연차를 1명만 쓸 수 있고, 원하는 날 연차 쓰려면 가위바위보를 해야 한다”며 “그래도 회사가 요구하면 나와야 하고, 안 나오면 업무상 결근으로 처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