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상근고문. /삼성전자

“경영이 어렵다고 위기라고 계속 말하면 처음엔 긴장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똑같은 말에 내성이 생겨 무감각하게 받아들입니다. 리더는 위기라는 말을 함부로 사용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삼성 반도체를 세계 1위에 올린 권오현(68) 삼성전자 상근고문이 오는 10일 ‘초격차 리더의 질문’을 출간한다. 2018년 출간해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초격차’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2년 전 출간한 초격차가 리더의 경영 철학과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초격차는 ‘위기 극복’ ‘오너와 전문 경영인 역할 분담’ 등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론을 담은 ‘실전편’이다.

그는 “초격차가 출간된 후 경영 현장에서 생기는 다양한 고민뿐만 아니라 구체적 방법론에 대한 질문들을 받았다”며 “좀 더 실천 가능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고문이 쓴 '초격차, 리더의 질문'. /김성민 기자

그는 부하 직원과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소통을 위해 나쁘지 않다고 했다. 권 고문은 그러나 “만남이 안부나 묻는 잡담 수준이었다면 소통을 빙자한 ‘보여주기식 쇼통’”이라며 “리더가 소통하기 위한 필요조건은 상사가 부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찾아와야 할 유인책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리더가 자신감 있는 모습을 직원들에게 보여주고, 유능한 인재를 키우고 확보한 조직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꼽히는 권 고문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해 32년간 반도체 외길을 걸으며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장,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으로 시장 성장성과 현재 기술의 발전 가능성, 기술의 다른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모두 ‘미래’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기술이나 사업을 선정할 때 미래에 가망성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권 고문은 “경영 목표를 세울 때 예상되는 시장 성장률보다 조금 높게 잡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았다”며 “한 번에 20~30%를 늘리는 게 아니라 몇 년에 걸쳐 남보다 5%씩만 앞서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무리한 목표를 세웠다가 달성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 경영진과 실무진이 서로 믿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