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일부 기술 대기업의 실망스러운 실적에도 인플레이션이 완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기준금리를 덜 인상하리라는 기대에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나스닥100은 11월 이후 최고의 한 주를 보냈다. 테슬라는 이틀 연속 11%가량 폭등했고, 페이스북의 모(母)회사인 메타도 3% 이상 올랐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텍사스 인스트루먼츠가 실적 발표에서 우려스러운 발언을 한데다 인텔까지 암울한 예측을 내놓았음에도 주가는 상승했다.
다음 주엔 애플과 아마존, 메타가 실적을 발표하는데, 투자자들은 시장 전망이 여전히 장밋빛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22V 리서치의 설립자 데니스 드부시어는 “지금까지 실적을 보고한 대형 기술주 대부분이 애널리스트 추정치를 약간 웃돌았다”면서 “이들의 실적은 지수가 너무 많이 악화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S&P 500 기업 중 주당 순이익(EPS)과 매출 모두 예상을 웃돈 기업은 실적발표 후 다음날 주가가 S&P500 지수 상승률을 평균적으로 1.45% 웃돌았는데, 이는 지난 6년 동안 평균을 웃도는 수치다. 반면 시장추정치에 미달한 기업들은 S&P 500 상승률 대비 1.7% 저조한 실적을 보였는데, 이는 8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투자자들은 12월에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1년 만에 가장 느린 연간 속도로 완화하고, 지출이 감소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에 환호했다. 미시간 대학의 별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1월 말에 계속 후퇴했는데, 이 역시 투자 심리를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됐다.
연준은 특히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자세히 주시하고 있는데, 이는 기대가 ‘자기실현적’이 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과 일자리에 대한 최근 데이터에 고무됐지만, 경제가 침체의 위험에 처해 있음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매우 불확실한 경제 전망 때문에 연준이 다음 주 금리 인상 이후 다음 행보를 예고하는 것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케스트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카라 머피는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로 ‘랠리’를 펼쳤지만, 아직 확신할 수 없다”면서 “통화 정책이 작동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속도가 느리며, 경제가 어떻게 반응할지 항상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에릭 뮬러 무지니치앤코 상품 및 투자 전략 책임자는 “연준이 2월 1일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2023년 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아직 섣부르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금리 인상의 마지막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여기서부터의 인플레이션에 금리의 변동성이 달렸다”고 덧붙였다.
기업 하이라이트
- 파산 상태에 있는 베드배스앤드비욘드의 구매자 찾기 노력은 중단됐고, 청산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사람들이 전했다.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올해 매출과 수익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훨씬 상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셰브론은 대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투자자들을 놀라게 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다.
- 콜게이트-팔몰리브는 작년 말에 예상했던 것보다 개인 관리 및 가정용품을 덜 팔았다.
- 굿이어 타이어는 약한 수요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약 500개의 일자리를 없앨 예정이다.
- 세계 최대의 장난감 제조업체 중 하나인 해즈브로는 실망스러운 연휴 쇼핑 시즌 이후 직원의 15%를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증시는 올해 경기 침체 우려부터 실적 부진에 이르기까지 많은 무서운 신호에도 훨훨 날았다. 그러나 숫자 뒤의 거래를 실제로 들여다보면 강세장이라는 시장의 확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달 들어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주간 총 유입액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이다.
S&P 500은 2019년 7.9% 상승에 이어 2000년 이후 두 번째로 좋은 1월을 기록하고 있다.
역사를 보면 오는 12월 31일에도 지표가 ‘녹색’일 가능성이 크다. 1973년 이후 첫 달의 방향(이익 또는 손실)과 연간 결과가 일치한 것이 3분의 2나 되기 때문이다.
시장의 주요 움직임
◇주식
- S&P 500은 뉴욕 시간 오후 4시 현재 0.2% 상승
- 나스닥 100은 1% 상승
-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음
- 유로스톡스 600 지수는 0.3% 상승
- MSCI 세계 지수는 0.3% 상승
◇통화
-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거의 변하지 않았음
- 유로는 0.2% 하락한 $1.0867
- 영국 파운드는 0.1% 하락한 $1.2392를 기록
- 엔화는 0.3% 상승한 달러당 129.88엔
◇암호화폐
- 비트코인은 0.2% 상승한 $23,132를 기록
- 이더는 0.1% 하락한 $1,600.62
◇채권
-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bp 상승한 3.51%를 기록
- 독일의 10년물 수익률은 2bp 상승한 2.24%를 기록
- 영국의 10년물 수익률은 3.32%로 거의 변동이 없었음
◇상품
-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2% 하락한 $79.41를 기록
- 금 선물은 0.1% 하락한 온스당 $1,944.50에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