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3년여 만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불확실성이 제거돼 뉴욕 증시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16일(이하 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55% 오른 3만4063.1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2.24% 오른 4357.8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77% 급등한 1만3436.5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장 초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 출발했다. 사흘째 협상을 이어가는 양측에서 협상 타결에 대한 낙관적인 발언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중립국 지위가 안전보장 조치와 함께 지금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면서 “합의에 근접한 매우 구체적인 문구들도 있다”고 했고,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협상단 대표도 “양측의 입장은 매우 다르지만, 타협을 시작했다”면서 “조만간 평화협정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16일(현지 시각) 화상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그러나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공개되면서 상승세를 반납하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은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인상 의견을 담은 ‘점도표’가 올해 총 7번(향후 6번)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덜 ‘매파적인’ 연준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실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점도표에 따르면, 연말까지 미국의 기준금리는 1.9%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공개된 '점도표'. 점도표엔 연준 위원들의 기준 금리에 대한 전망이 담겨 있는데,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6차례 가량의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연방준비제도이사회

하지만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긴축 정책에 대처할 수 있을 만큼 경제가 매우 튼튼하다”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도 특별히 크지는 않다”고 자신한 뒤 증시는 반등했다. 미국의 경제매체 CNBC는 연준이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으로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는다면,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가 더 좋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은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대차대조표 축소 시작 시점에 대해서도 “다가오는 회의에서 시작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르면 5월부터 양적 긴축에 돌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불확실성이 제거된 시장 분위기 속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투자한 미국 주식 ‘톱’30 종목들도 전날에 이어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ASML(9.04%), 엔비디아(6.63%), AMD(5.52%), TSMC(4.03%) 등 반도체 관련주가 급등한 것을 비롯해 메타(6.04%), 아마존(3.89%), 알파벳 A(3.16%), 애플(2.9%), 마이크로소프트(2.52%) 등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도 비교적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가 4.78% 급등한 것을 비롯해 루시드(7.46%), 니콜라(11.35%) 등 전기차 관련주도 급등세를 보였다. 코로나로 인해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이 당분간 운영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중국 정부가 경제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니오(NIO) 등 중국 전기차 업체 주가가 두 자리 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전기차 업계 전반에 훈풍이 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