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완화하면서 간밤, 뉴욕 증시는 상승했다.

15일(이하 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2% 오른 3만4988.84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1.58% 상승한 4471.07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53% 뛴 1만4139.76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남부군관구와 서부군관구 소속 부대들이 훈련을 마치고 열차와 차량을 장비에 싣기 시작했고, 원래 주둔 부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아직 경계를 풀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군의 철군을 검증하지 못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분석으로는 그들은 여전히 위협적 배치 상태에 있고, 러시아군 15만명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 인근에서 우크라이나를 포위하고 있다”면서 “명백히 침공이 가능한 상태에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군인이 연합 훈련 중 대전차 무기를 들고 걷고 있다./AP 연합뉴스

미국이 경계를 풀지 않고 있지만, 시장은 러시아의 일부 병력 철수를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 완화로 평가하면서 뉴욕 3대 지수는 일제히 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4% 가까이 내렸고, 채권 가격이 내리면서 채권 금리는 올랐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05%를 기록, 전날에 비해 0.07%포인트 급등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다소 줄었지만, 최근 시장을 지배하는 또 다른 악재인 ‘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월 생산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7% 올라 시장 예상치(9.1% 상승)를 훌쩍 웃돌았다. 전월 대비 생산자 물가상승률도 1.0%를 기록, 예상치(0.5% 상승)를 상회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조언했다. 캐시 보스탄칙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수석 연구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병력을 철수했다는 소식은 주가 상승과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면서도 “나토는 철수 확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미국 도매 물가는 더 빠른 속도로 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뒤처져 있고, 올해 긴축을 앞당겨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나흘 만에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투자한 미국 주식 ‘톱30′도 모두 상승했다. 엔비디아(9.18%), AMD(6.3%), ASML(4.54%), TSMC(3.97%) 등 반도체주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인텔의 타워 세미컨덕터 인수 소식이 반도체주 전반에 훈풍을 불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니콜라(5.99%), 테슬라(5.33%), 루시드(5.21%) 등 전기차주도 급등했다. 특히 테슬라는 이날 주가 상승으로 ‘구백슬라’를 회복했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가 테슬라 지분을 9%가량 줄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악재’가 있었지만, 테슬라는 이를 극복했다.

애플(2.32%), 마이크로소프트(1.85%), 메타(1.52%), 아마존(0.87%), 알파벳 A(0.8%) 등 ‘빅테크’ 기업의 주가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