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부의장 지명자 등 연준 관계자들이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간밤,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13일(이하 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0.49% 내린 3만6113.62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2% 하락한 4659.03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1% 급락한 1만4806.81을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3거래일, 나스닥 지수는 4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부의장 지명자가 13일(현지 시각)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이날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는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올해 몇 차례 금리 인상 경로를 예상한 것을 봤을 것”이라면서 “연준은 자산매입이 종료되자마자 그것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를 돕기 위한 연준의 조치를 지지한다”면서 “연준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 이외에도 이날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투자자에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미국의 작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올라 2010년 11월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지난 8일 집계를 마감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2만3000명 증가한 23만명을 기록,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20만명)를 웃돌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투자한 미국 주식 ‘톱30′도 대체로 큰 폭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마이크로소프트(-4.23%), 아마존(-2.42%), 메타(-2.03%), 알파벳 A(-2.01%) 등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다. 테슬라가 전 거래일보다 6.75% 급락한 것을 비롯해 리비안(-7.13%), 루시드(-8.85%), 니콜라(-2.3%) 등 전기차주 역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미즈호가 테슬라의 배터리 기술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2022년 ‘톱 픽’으로 꼽았지만, 전반적인 시장의 분위기를 거스르진 못했다.

이날 한국인 ‘톱30′ 중 TSMC(5.26%)와 보잉(2.97%), AT&T(1.32%) 세 종목만 주가가 올랐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파운더리(수탁생산) 기업인 TSMC는 이날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미국 주식 정보 플랫폼 ‘서학개미봇’에 따르면, TSMC의 분기 주당 순이익(EPS)는 시장 전망치를 2.68% 웃돌았다. 보잉은 추락 사고 등으로 운행이 중단됐던 ‘737 맥스’가 이달 말 중국에서 운항을 재개할 수 있다는 소식에 상승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