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보유 부담 강화 검토를 지시한 가운데,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세제 정책 수단이 검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인 종합부동산세법상 비업무용 부동산은 과세 기준액이 5억원 이상이면 세금을 매기고 있는데, 과세 기준액을 낮추거나 과세표준을 조정하는 식으로 세 부담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 회의에서 발언권을 요청하는 참석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이 대통령은 전날인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 “대대적으로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정책을) 한번 검토해보자”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기업들이 비업무용 토지를 생산·연구개발(R&D) 시설 등 업무용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거나 불필요한 부동산 자산은 매각하도록 유도해 주택 공급에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됐다.

우선 가능한 선택지는 비업무용 부동산(종합합산 토지분)의 종부세 부담을 늘리는 식의 개편이다. 현재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은 종합부동산세(국세) 기준 공시가격 합산액에서 5억원을 공제한 뒤, 공정시장가액비율(100%)을 곱해 과세표준을 설정한다. 이후 15억원 이하 1.0%, 15억~45억원 이하 2.0%, 45억원 초과 3.0%의 세율을 매겨 과세한다. 업무용인 별도합산 토지분 공제액이 80억원이고, 세율이 0.5~0.7%인 것을 감안하면 이미 비업무용 부동산의 보유세 부담은 큰 상태다.

이 같은 비업무용 부동산의 종부세 공제액이나 세율을 조정할 수 있다. 공제액은 종부세법 제정 당시 3억원이었기 때문에 현행 공제액(5억원)에서 축소할 수 있다. 세율은 상향 조정하거나 과표 구간을 세분화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2020년 김정호 민주당 의원은 종부세의 토지분 과표 구간을 현행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해 각각 세율을 1.0%, 2.0%, 3.0%, 4.0%, 5.0%로 제시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현재 법인세법상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토지에 대해서는 양도할 때 법인세 10%포인트 추가로 과세하는데, 업무용·비업무용 부동산 판정 기준을 엄격히 정비해 법인세 부담을 늘리거나, 취득세 중과나 관련 비용(이자·유지비 등)의 손금불산입(비용처리 불인정)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방식의 세제 개편도 입법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세부담이 기업의 기대 수익률을 상회할 정도로 설계되면 대통령 의도대로 부동산 처분은 가능하겠지만, 실무적으로 무엇이 업무용인지 비업무용인지 구분하는 것이 난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실무적으로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이 비업무용인가에 대한 판단 기준”이라며 “현행법상으로도 구별 기준은 존재하지만 기업 업종이 다양해지고 신산업이 등장하면서 업무와의 관련성을 일률적으로 정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업무용 여부를 두고 과세 당국과 기업 간의 법적 분쟁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고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가 되는 만큼 정교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도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대통령의 발언이 세제에 포커스를 맞춘 것인지 대출 제한이나 규제 강화에 염두에 둔 포괄적 발언인지 아직 방향이 명확하진 않은 상태”라며 “세제 방면에서 어떤 방안이 있을 수 있는지 검토해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