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 위기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이달분 원유 약 5000만 배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평시 사용량의 63% 수준으로, 정부는 다음 달에 쓸 원유 역시 상당 수준 확보 중이라고 했다. 또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에너지 수급 위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월 8000만 배럴 이상 들어와야 정상 수준이지만, 현재 수요 절감 정책을 추진 중이고 석유화학 공장 가동률도 낮아진 상태라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5월치에 대해선 “비축유 스와프(SWAP) 등을 통해 물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했다. 비축유 스와프는 정유사가 해외에서 원유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정부가 자체 비축유를 먼저 빌려주고 이후 도착 물량으로 상환받는 제도다. 현재 정유사들은 약 2000만 배럴의 스와프를 정부에 신청한 상태로, 이 물량은 다음 달까지 순차적으로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1일 호주 정부가 자국 가스 부족 우려로 ‘천연가스 수출 제한’을 한국 정부에 통보한 것에 대해, 양 실장은 “실제 수출 제한이 시행되더라도 단기 국내 수급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호주는 지난해 한국 LNG 수입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호주가 이번에 수출을 제한하는 물량은 천연가스 22만t으로, 한국가스공사가 계약한 물량 3만~4만t이 포함돼 있다. 이는 한국 하루 소비량(약 6만8000t)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는 대체 에너지 확보와 함께 포장재, 플라스틱 등 생필품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착수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석유화학 업계 점검 회의에서 나프타 수출 제한에 이어 석유화학 제품의 사재기 금지와 업체별 물량 조정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이번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호르무즈 통항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원유 대체 물량 도입과 공급망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위기 대응 체계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