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기업에 다니는 서모(34)씨는 2년 전 세 살 연상의 아내와 결혼했다. 부부는 경기도 20평대 아파트에 신혼집을 꾸렸는데, 구입 자금 대부분을 아내가 냈다. 서씨는 “경제력이 있는 아내 덕분에 자산을 또래보다 빨리 마련할 수 있었다”고 했다.

피겨선수 김연아(36)와 가수 고우림(31) 부부처럼 연상녀·연하남 커플의 결혼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연상 여성과 연하 남성 커플이 혼인한 비율은 지난해 사상 처음 20%를 넘어섰다.

결혼식 사진

국가데이터처가 19일 발표한 ‘2025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작년에 혼인 신고를 한 초혼(初婚) 부부는 19만8603쌍이었다. 이 가운데 신부 나이가 신랑보다 많은 경우는 20.2%인 4만178쌍이었다. 관련 통계가 처음 나온 1990년엔 이 비율이 8.8%에 그쳤는데, 점차 올라 작년에 처음 20%를 넘겨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동갑내기 부부 비율도 16.7%로 역대 최고였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반면 연상남·연하녀 부부 비율은 63%로 역대 최저다. 배우자의 나이보다 경제력과 외모 등 다른 조건을 중시하는 20·30대 남녀가 늘면서 ‘신랑이 신부보다 나이가 많다’는 통념이 깨져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혼정보업체 가연 관계자는 “최근에는 연상녀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고, 1~2세 정도 연상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맞벌이가 일반화되면서 남성들도 경제력을 갖춘 연상의 배우자를 찾는 경우가 늘었다”고 했다.

연상녀·연하남 커플 중 여성이 1~2살 많은 경우가 67.3%(2만7033쌍)로 과반을 차지했다. 3~5살 연상은 25.8%(1만382쌍), 6~9살 연상은 5.9%(2354쌍)였다. 배우 공효진(46)과 가수 케빈 오(36)처럼 여성이 10살 이상 많은 경우도 409쌍(1.0%) 있었다.

초혼과 재혼을 포함한 지난해 혼인 건수는 24만326건으로 전년보다 8.1% 늘어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년 70만명 넘게 태어난 ‘2차 에코붐 세대’(1991~1995년생)가 결혼 적령기로 분류되는 30대 초·중반에 진입하면서 혼인 건수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