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장관에 지명된 황종우 후보자가 3일 “북극 항로 시대를 선도하고 부산을 해양 수도권으로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 후보자는 이날 오전 부산 중구 부산항만공사에 마련된 인사 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부산 시대의 첫 장관 후보로 지명된 것이 영광스럽고 이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첫 출근./뉴시스

1967년 부산에서 태어난 황 후보자는 부산동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38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 주로 해수부에서 해양·항만 정책을 담당했다.

그는 “해수부에 27년가량 몸담으며 겪은 경험이 해양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청와대에서) 판단한 것 같다”며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란 전쟁에 매력도 커진 ‘북극 항로’ 개척 최우선 과제로

이날 황 후보자는 북극 항로 개척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북극항로의 전략적 가치는 최근 중동 전쟁과 맞물려 다시 부각되고 있다. 러시아 북부 연안을 따라 유럽으로 향하는 이 항로는 수에즈 운하와 호르무즈 해협을 대신할 해상 루트로 평가된다.

황 후보자는 최우선 과제에 대한 질문에 “북극 항로 시대를 선도하고 해양 수도권을 명실상부하게 육성하는 일”이라며 “중동 상황이 발생했는데, 이런 게 북극 항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북극 항로 개척은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다. 해수부는 올해 9월 컨테이너 3000개를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대형 화물선(3000TEU급)을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시범 운항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약 2만㎞ 항로로는 30일 운항 시간이 소요되지만 북극 항로는 1만3000㎞, 20일 정도로 단축된다.

황 후보자는 HMM 본사와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의 부산 이전에 대해 “해양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부산을 명실상부한 해양 수도권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민관이 함께 면밀하게 협력하는 해양수산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서로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선순환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 장관 후보자’ 청문 준비단도 부산에

황 후보자를 위한 청문 준비단은 부산 중구 부산항만공사에서 둥지를 틀었다. 장관급 인사 청문 준비단 사무실이 지방에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종에 있는 중앙 부처들도 인사 청문 준비단 사무실은 서울에 꾸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부처가 부산으로 이전한 상황에서 청문 준비단을 서울에 꾸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을 해양수도로 육성하겠다는 상징적 의미도 담겼다는 평가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수부가 작년 말 부산에 이전해 간부나 직원들이 부산에서 근무하는 만큼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 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부산에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이날 황 후보자는 부산 출신 장관에 대한 기대를 묻는 말에 “부산이 해양 수도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항만물류기획과장을 할 때도 일주일에 한 번씩 부산에 와 현안을 챙겼다”며 “부산에 대해 늘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장관이 된다면 이를 바탕으로 열심히 업무를 수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황 후보자는 전재수 전 장관의 사퇴로 공석이 된 지 81일 만에 지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