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습 이후, 이란이 글로벌 해상 원유 물동량의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국제 유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글로벌 해운사가 진입을 기피하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쟁 여파로 위험 자산 회피 성향이 뚜렷해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6만3000달러선까지 하락했다가 다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유조선, 호르무즈 진입 중단·대기”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미국이 이란을 폭격한 후 호르무즈 해협을 피하는 유조선들(Oil Tankers Avoiding Vital Hormuz Strait After US Bombs Iran)’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수의 유조선이 페르시아만과 외해를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대형 해운사인 닛폰유센은 자사 선대에 호르무즈 해협 운항 중단을 지시했으며, 그리스 선박 당국 역시 자국 상선들에 통항 재평가를 권고했다. 블룸버그가 자체 집계한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라크 및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200만 배럴씩을 실은 ‘이글 베라크루즈’ 등 대형 유조선들이 해협 진입을 멈추고 오만만 외곽에서 대기 중인 상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중동 해역을 지나는 선박에 대해 보험사들이 기존 보험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상 보험료를 급격히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물류 차질 상황을 전했다.
◇“봉쇄 장기화 시 120~150달러 도달“… 유가발 인플레이션 위험도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주요 수송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타격과 이란의 보복 가능성이 걸프 지역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러한 충돌은 궁극적으로 유가에 기반한 인플레이션 급등을 촉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라고 평가했다.
에너지 시장의 수급 불안은 단기 가격 지표 상승으로 나타났다. 영국 기반 금융 거래 플랫폼 IG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타격 직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중 한때 27일 종가 대비 약 12% 상승한 배럴당 75.33달러 수준까지 올랐다가 현재 73.33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에너지 전문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 등 시장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제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전면 봉쇄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발생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서 최대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우회 송유관을 보유하고 있지만, 해협을 통과하는 전체 물량을 대체하기에는 물리적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그 이유다.
◇전쟁 보도 직후 3% 급락했다 회복한 비트코인
24시간 돌아가는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거시 경제 지표 악화에 대한 우려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공습 보도 전 6만 5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 가격은 보도 직후 6만3000달러로 급락했다. 이더리움과 리플(XRP) 등 주요 알트코인 역시 동반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만 이후 가격을 회복해 1일 오전 현재 6만7000달러으로 오른 채 거래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글로벌 물가 상승률을 다시 자극할 경우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